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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블더] '5억' 들여 가마솥 만들고 방치…지자체 세금 낭비, 이 정도였나?

파행으로 끝난 잼버리에서, 세금이 얼마나 낭비됐는지 앞으로 엄정한 조사가 필요하겠죠.

그런데, 이번처럼 세금 낭비 문제가 불거지면 항상 꼽히는 상징물이 있습니다.

바로 충북 괴산에 있는 이 43t짜리 가마솥입니다.

지자체 예산 등 5억 원을 들여서 만들었는데, 쓸모도 없고 옮기는 데도 큰돈이 든다고 해서 십수 년째 골칫덩이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이 가마솥을 어째야 할지 아이디어 공모전까지 열었다고 합니다.

초대형 가마솥은 지름 5m, 높이 2m에 둘레만 18m가 넘는 크기로, 무게는 43t에 달합니다.

크기만큼 들인 돈도 엄청난데, 세금에다 주민들의 성금을 더해, 5억 원이나 썼습니다.

군민 화합 취지로, 지난 2003년 당시 김문배 괴산 군수가 추진해 만들었는데, 지금은 괴산 주민들에게 동네 망신의 상징물로 여겨진다고 합니다.

만들고 나서 처음에는 밥을 짓고, 죽도 끓여 보려 했지만, 솥 내부 온도차가 너무 커서 요리 자체가 불가능했습니다.

'세대 최대'를 내세워 기네스북에 도전해 보려 했지만은 호주에는 이미 더 큰 그릇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예산 낭비 사례로 웃음거리가 된 채 괴산군 농산물유통센터 한구석에 방치돼 있습니다.

이 가마솥을 옮겨서 관광용으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이전 비용만 2억 원이 나온다는 이유로 흐지부지됐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자 최근 충북도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가마솥 활용방안 공모전을 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나쁜 탁상행정, 예산 낭비의 본보기로 그 자리에 그냥 세워두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경남 거제시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무려 세금 16억 원을 들여서 무게만 120t 나가는 이 거대 거북선을 만들었었는데요.

12년 동안 방치해 오다가 최근에 그냥 철거해 버렸습니다.

굴착기가 내리치고 곧바로 거북선이 무섭게 부서집니다.

용머리는 바닥에 떨어져서 나뒹굽니다.

세금 16억 원을 들여 만든 거북선이 지난달 철거됐습니다.

지난 2011년 경상남도는 이 거북선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물이 샜고, 목재는 썩어 뒤틀렸습니다.

미국 소나무를 섞은 '짝퉁'이라는 게 드러나면서, 제작 업체 대표는 구속됐습니다.

육지로 옮겨진 거북선은 12년간 방치됐고, 유지 관리비만 1억 5천만 원이 넘는 애물단지가 됐습니다.

차라리 파는 게 낫다는 판단으로 거제시가 매각도 했는데, 가격은 겨우 154만 원이었습니다.

그마저도 새 주인이 옮기는 비용이 크다면서 인도를 포기하면서, 거북선의 나무 부위는 소각장에서 태워졌고, 철근은 고물상에 팔렸습니다.

[옥치덕/거제시 관광과장 : 최종적으로 결정하고 난 이후에 많은 분께서 다시 또 재활용하고자 하는 의견들이 많았습니다만, 안전 문제나 관리 부분 때문에 거제시가 철거를 결정하게 됐습니다.]

지방 자치 행정 권한은 계속 커졌지만, 기획과 집행 능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비판, 그리고 권한에 뒤따르는 책임의 엄중함에 대해서, 각 지자체가 진지하게 되새겨봐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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