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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베테랑도 작업 중 "불안"…시공·감리에도 후진 관행

<앵커>

LH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는 설계부터 부실이었습니다. 첫 단추를 엉망으로 뀄다면, 이어지는 시공이나 감리 단계에서라도 문제를 바로 잡았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정교한 공사 진행도, 꼼꼼한 관리 감독도 현장에선 남의 나라 이야기였습니다. 

박예린 기자입니다.

<기자>

철근이 누락된 무량판 구조 LH 아파트 단지 15곳 가운데 5곳은 시공 과정의 문제였습니다.

보 없이 기둥만으로 천장을 떠받드는 무량판 구조는 자재 사용을 줄이고 공사 기간도 단축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무게를 버티는 보가 없다 보니 그만큼 기둥에 철근을 깔아 하중을 견디게 해야 합니다.

[박정연/건축사 : 강하게 판을 누르면 기둥이 펀칭되듯 뚫릴 수가 있거든요. 기둥 상부의 일부 영역에 보강근을 설치하게 되면 (그런 걸) 많이 완화해주고….]

고난도 작업으로 정교한 시공이 필수인데 건설 현장에선 후진적 관행이 팽배합니다. 

[45년 경력 건설노동자 : 3일 할 거 이틀에 끝내자라던가, 그러다 보니까 강도도 달라지고 저희도 어쩔 수 없이 그걸 해요, 그냥. 일을 해야만 먹고 살 수 있잖아요.]

공기에 쫓기다 보니 철근의 개수, 간격 등이 어긋나기도 합니다.

[45년 경력 건설노동자 : (철근) 결속이 정상적으로 안되다 보면 움직여서 몰리는 현상이 벌어지거든요. 그것도 다 부실이죠. 우리들도 가끔 작업하면서도 '불안하다' 이런 느낌을 받아요.]

공사비 압박에 숙련공 대신 일용직이나 외국인 노동자가 투입됩니다.

감리도 형식적으로 이뤄지며 부실을 잡아내지 못합니다.

[함경식/30년 경력 건설노동자 : (한 사람이) 거의 뭐 하루에 서너 동씩 검침을 하고, 물리적으로 그거를 세세하게 볼 수 있는 구조가 아닌 거죠.]

정부는 무량판 구조를 특수구조 건축물로 지정해 심의 절차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현장의 후진적 관행 개선도 병행돼야 합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윤태호, CG : 김문성·서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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