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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 속의 사각지대…온열질환에 노출된 실내노동자들

<앵커>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물류센터처럼 실내 작업장에서 일하는 분들도 고통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법이 개정돼서 실내 작업장에서도 휴식 시간 제공이 필수가 됐는데, 현장 상황은 어떨지 이태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밀려드는 쓰레기에서 재활용품 선별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악취와 분진 때문에 작업자들은 마스크에 보안경으로 중무장했습니다.

쏟아지는 땀에 연신 마스크를 들어 올리다 보니 검은 자국이 선명합니다.

[작업자 : 숨이 잘 안 쉬어져요. 땀이 나가지고, 보안경을 써도 땀이 들어가니까.]

선풍기와 에어컨이 돌고 있지만 작업자들의 몸은 열기로 붉게 물듭니다.

환기 파이프로는 오히려 뜨거운 공기가 유입됩니다.

[장영일/정비팀장 : 뜨거운 공기는 계속 들어오고 나가는 공기는 한계가 있고, 주민들의 민원 때문에 또 배기를 못 하는 그런 영향이 있어요.]

우편물을 분류하는 물류센터, 하루 평균 25만 건을 쉴 새 없이 분류하고 운반하다 보니 작업자들의 몸은 땀으로 흠뻑 젖습니다.

[김태영/작업자 : 오늘 같은 경우는 30도가 넘으니까, 한 5분만 해도 땀이 많이 흘러요.]

마트 물류창고 작업자들도 작업장에 걸터앉아 부채로 땀을 식히는 것이 전부입니다.

[김성익/마트산업노조 사무처장 : 냉난방기가 갖춰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운영하지 않고, 실제로 휴식 시간을 보장받기가 굉장히 힘든 조건입니다.]

지난해 개정된 안전보건규칙은 폭염 시 사업주가 실내 노동자들에게도 의무적으로 휴식 시간을 주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휴식 시간의 길이는 사업주 재량인 것이 현실.

실제로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은 작업장 온도가 34도까지 치솟는데도 휴게 시간은 하루 15분에 불과하다고 호소했습니다.

[냉방 대책 마련하라! 마련하라!]

지난 6월, 코스트코 노동자가 쓰러진 이후 갖가지 대책 강화 목소리와 함께 현장 점검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현장 곳곳에서 노동자 안전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이상학, 영상편집 : 이소영, CG : 최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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