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산사태 전문가에게 궁금한 점 더 물어보겠습니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나와 계십니다.
Q. 좁은 지역에 집중된 비, 경사면 여전히 위험?
[이수곤/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네, 산사태는 비가 많이 오면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고, 많이 오지 않더라도 조금씩 어느 정도 오게 되면 조금만 비가 오더라도 금방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상당히 위험한 상황입니다.]
Q. 산사태 인명 피해 예방하려면?
[이수곤/전 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우리나라의 지질과 지형의 특성을 고려하는 게 중요합니다. 우리나라는 산악 지대가 70%이기 때문에 산지에는 거의 돌산으로 이루어져 있고요, 지표면에만 1m 두께의 흙이 있습니다. 흙이 무너지는 지형이 있으면 그 밑에 집이 있게 되면 산과 집 사이에 2m 높이의 철근 콘크리트 보호 옹벽을 설치해 두면 산사태가 나더라도 치고 넘어갑니다. 산사태를 직접 막겠다는 것이 아니라 피해를 막겠다는 것이죠. 암반을 절개한 곳에 지질에 따라서 위험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데 지질 조사만 잘하고 보강을 잘하면 충분히 막을 수 있습니다. 지형 특성이 중요한데, 계곡 주변에 집들이 많은데 산사태는 상부에서 나서 토속류가 계곡을 따라 쭉 내려옵니다. 계곡에 있어야 위험하다고들 생각하시지만 계곡 옆에 있는 것도 위험합니다. 왜냐하면 평소에는 계곡으로 물이 내려오지만 산사태 때는 토속류가 내려오기 때문에 무거워서 직진해 버립니다. 그래서 계곡 옆에 있는 사람들도 피해야 합니다. 또 토사가 도로를 덮치지 않게 하기 위해 토사가 도로 밑으로 빠지도록 구조물을 만드는 것도 방법입니다.]
Q. 산사태 예방시스템 실태는?
[이수곤/전 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우리나라에서 산사태 나는 지역을 가보면 거의 사람이 건드린 곳인데 그런 곳들이 정부에서 관리하는 지역에서 거의 다 빠져 있습니다. 그게 어떤 문제가 있냐면 주로 산림청에서는 전국적으로 산사태 취약지역을 2만 6천 곳 관리하는데 이곳들은 인위적으로 건드린 곳들이 아니라 자연적인 곳들만 고려하는 것입니다. 행안부에서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급경사지 위험지역을 2만 개 정도 지정해서 관리하지만, 어느 정도 규모에 해당하는 것만 관리하고 사람이 손댔지만 규모가 작으면 관리 대상에서 다 빠져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인명피해가 규모가 작은 곳들에서 발생합니다. 산림청과 행안부에서 관리하는 지역을 합쳐봤자 5만 곳 정도입니다. 제가 2009년도에 행안부 연구 과제를 해보니까 전국적으로 관리해야 할 지역이 100만 곳이라고 추정이 됐습니다. 5%만 관리하고 95%가 빠져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예측이 제대로 안 되는 겁니다. 그래서 95%까지 전부 하려면 공무원들끼리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 지역의 주민들이 제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의 도움을 얻으면 인명피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