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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소만 50마리인데…공사 시작되자 유산·사산 잇따라

<앵커>

호남선 고속철도 건설현장 주변에 있는 한 소 사육농가에서 임신한 소들이 유산하거나 사산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KBC 고익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나주 고막원역에서 무안국제공항을 잇는 호남선 고속철도 2단계 2공구 공사현장.

이곳에서 1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장성모 씨의 소 사육농장이 있습니다.

20년간 번식용 암소만을 키워온 장 씨는 최근 악몽 같은 일을 겪었습니다.

5월 초에 멀쩡하던 소 2마리가 유산을 하더니 하순엔 2마리가 또 유산, 2마리는 사산되고 태어난 송아지 1마리마저 10일 만에 죽어버렸습니다.

철도공사가 시작된 지 한 달여 만에 일어난 일입니다.

[장성모/소 유산·사산 피해 농장주 : 제가 소를 한 20년 정도 키웠는데 올해 이런 일은 처음 겪었거든요. 하도 이상해서 처음에는 긴가민가했는데….]

수의사는 농장을 지나는 공사 차량의 소음과 공사 현장의 진동 등이 원인일 수 있다는 소견을 냈습니다.

[김준석/수의사 : 소음 데시벨이 낮더라도 외부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소들이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다 보면 날뛰고….]

현재 임신한 소만 50여 마리, 농장주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구간 공사 기간이 1년 이상 남아 있어 언제든지 같은 피해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근 친환경쌀 재배용 우렁이 사육장도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모내기 전에 넣어야 할 우렁이가 5월부터 성장을 멈춘 채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시공회사 측은 공사 손해 보험사를 통해 객관적 피해를 입증해 협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동부건설 현장 관리담당 : 객관적으로 피해 부분을 입증하려고, 저희가 임의로 할 수 없어서, 보험사에 의뢰했습니다.]

피해는 발생했지만 보상 문제가 접점을 찾지 못하는 사이 공사 현장은 피해 농장 마을 쪽으로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도민 KBC)

KBC 고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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