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 앞에서 단식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지난 4월 발의된 특별법이 상임위에 오르지도 못하고 있다며, 속도를 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박재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오전 10시 29분이 되자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묵념을 하고 서울시청 앞 분향소를 떠나 행진에 나섭니다.
참사가 일어난 10월 29일을 기억하겠다며 매일 같은 시간 행진을 시작한 지 9일째,
[진정호/고 진세은 씨 아버지 : 분향소에 출발할 때마다 저희 아이한테 '아빠 오늘도 잘 걷고 올게. 네가 사준 운동화 신고 한번 열심히 걸어볼게' 그렇게 마음속으로 다짐하고 나옵니다.]
희생자 159명을 기리기 위해 18일 동안 총 159km, 매일 시청에서 여의도 국회 앞까지 8.8km를 걷는 강행군입니다.
[조은하/고 김수진 씨 어머니 : 발바닥에 물집이 생겨 갖고 좀 쓰라리고 했지만 하루 쉬었다가 다시 나왔습니다. 애들 그때 그 (참사) 당시의 상황보다 힘들겠어요? 그거에 비하면 힘들지 않습니다.]
유족들이 원하는 건 특별법 제정, 독립된 조사기구를 통해 진상을 밝히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자는 겁니다.
[강선이/고 이상은 씨 어머니 : 제대로 된 조사를 해서 저희 아이들의 명예를 회복해주고자 하는 것이고. 다시는 그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되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자.]
3시간 가까이 걸려 도착한 국회 앞, 유가족 2명이 특별법 제정에 속도를 내달라며 단식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이정민/유가족협의회 대표직무대행 : 특별법은 우리 유가족들에겐 마지막으로 걸어볼 수 있는 희망의 생명줄과도 같은 것입니다.]
[최선미/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 : 특별법이 꼭 제정돼서 독립적 조사기구가 설치되기를 오늘 목숨 걸고 단식을 시작하는 어미가 소망합니다.]
유가족들은 신속처리안건 지정 등 6월 국회에서 특별법 제정에 뚜렷한 진전이 있을 때까지 단식을 이어간다는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윤 형, 영상편집 : 박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