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친절한 경제] 상반기 서울 아파트 절반 이상 '역전세'…보증금 차이 1억 넘어

<앵커>

남은 이번 주 친절한 경제는 권애리 기자 휴가로 경제부 박예린, 조윤하 기자와 함께합니다. 박예린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박 기자, 역전세 이야기네요. 전세 시세가 전세 보증금보다 낮은 역전세 현상 저희가 보도 많이 했죠. 다른 지역보다 전셋값이 높은 서울도 역전세 위험이 높다고요?

<기자>

올해 상반기 전세 계약을 맺은 서울 아파트 중 절반 이상에서 역전세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세 보증금의 차이도 적지 않은데요.

전세가가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서울 아파트의 경우 2년 전 대비 평균 전세 보증금의 격차가 1억 원을 훌쩍 넘었습니다.

부동산 포털인 114에 따르면 2년 전 전세계약된 서울 아파트 중 이달까지 동일한 단지, 동일한 주택형, 동일한 층에서 거래된 3만 7천여 건의 보증금을 비교해 보니 절반이 넘는 54%가 역전세였습니다.

서울만 보더라도 거의 모든 자치구에서 역전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전세가가 높은 강남 지역의 보증금 반환액 규모는 큰 편입니다.

서초구 아파트의 경우 평균 보증금 반환액은 1억 6천817만 원이었고, 강남구도 1억 6천762만 원이었습니다.

서울의 다른 자치구도 마찬가지인데요.

서울 은평구의 1천300여 세대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 84제곱미터 전세 가격을 보면 2년 전에는 7억 8천만 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는데 지난 4월 1억 5천만 원 낮은 6억 3천만 원에 갱신계약 됐습니다.

<앵커>

전세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할까 걱정하시는 분들 많을 것 같습니다. 집주인들이 실제로 대출받아서 이 보증금을 돌려주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통 집주인들, 그러니까 임대인들은 새로운 세입자의 전세금을 받아서 이전 세입자의 전세금을 돌려주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런데 역전세가 발생하게 되면 돈을 돌려주지 못하는 집주인들이 생기는 겁니다.

이런 집주인들은 부족한 돈을 빌려서, 이른바 전세보증금 반환대출을 받아 해결하는 게 최선인데 실제 그 액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다섯 달 동안 보증금 반환을 하려는 집주인에게 빌려준 특례보금자리론 금액이 2조 49억입니다.

지난해 같은 목적으로 1년간 공급된 보금자리론 공급액이 8천2억 원이었거든요. 벌써 2.5배를 넘어서 버린 겁니다.

올해 전세금반환목적으로 공급된 이 특례보금자리론 연소득에서 한 해 동안 갚아야 할 원리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하는 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데요.

그렇다 보니 이미 다른 대출이 많은 집주인들은 이 특례보금자리론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내줄 보증금 부족하면 원래 집을 팔아서 줘야 할 텐데, 대출 더 얻어 집을 지킬 수 있는 거죠.

<앵커>

이런 역전세가 본격화되면 우리 경제에도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전망은 좀 어떻습니까?

<기자>

아직까지는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이다 보니 역전세 위험은 여전히 높습니다.

지난해 1월 기준으로 전세 계약 중에서 역전세 위험 가구는 25.9%, 51만 7천 호 정도였는데요.

그런데 이게 크게 증가했거든요. 지난 4월 기준 102만 6천 호까지 늘었습니다.

전셋값은 2021년 7월 임대차3법이 시행되면서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거든요.

그래서 그 시기인 2021년도 가을부터 2022년 1월까지의 전세계약들이 대부분 고점에서 계약됐었는데요.

보통 전세계약이 2년이니까 올 가을부터 속속들이 이 전세계약들의 만기가 돌아오는 거죠.

실제 한국은행 보고서를 봐도 역전세 물량의 28%가 올 하반기에 만기가 도래하고 30%는 내년 상반기에 도래할 예정이라 올 하반기부터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렇다 보니 추경호 경제부총리도 '전세 보증금'에 한해서만 DSR 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어떤 집주인은 급매로 집을 팔아 보증금 돌려주기도 하다 보니 정부가 DSR 규제 완화해 주면 버티고 버텨서 다주택 유지할 수 있다는 인식을 줄 수도 있어 오히려 도덕적 해이를 유발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