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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블더] 4살 아이 미라처럼 굶겨 죽여놓고…"원래 살 안 찌는 체질"

엄마의 학대를 견디다 결국 세상을 떠난 네 살 가을이 입니다.

사망 당시 가을이는 겨우 7kg의 기아 상태였습니다.

태어난 지 4년 5개월이 넘었지만, 몸무게는 4개월 아기와 비슷한 수준이었던 겁니다.

가을이 사건은 지난해 12월 친모가 가을이를 안고 응급실을 찾아오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12월 지역 응급의료센터 CCTV 화면입니다.

한 여성이 아이를 안고 들어오자 의료진이 분주히 움직입니다.

[남궁인/응급의학과 전문의 (SBS '그것이 알고싶다' 중) : 아이 혈색도 창백할뿐더러 아이가 보고 있으면 눈을 한 번도 안 깜박여요. 가장 중환자죠. 가장 중환자.]

수술대 위에 미라처럼 놓인 가을이.

바로 집중 치료실로 옮겨졌지만, 곧 세상을 떠났습니다.

몸무게는 고작 7kg였습니다.

또래보다 10kg나 적었고 4개월 아기와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게다가 아이의 얼굴과 몸에서 상처까지 발견되자 의료진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SBS '그것이 알고싶다' 중) : 신고가 떨어지고 바로 연락을 받아 가지고 그래서 우리가 갔죠. 그때 중요한 사건이니까 뭐 애가 죽었다고 하니까. 저도 경찰관이기 전에 사람이잖아요. 아 좀 진짜 너무 불쌍하고. 아, 이건 강력 사건이다. 그런 느낌이 딱 오더라고요.]

가을이의 부검 감정서입니다.

직접적인 사인은 머리뼈 골절, 그리고 이로 인한 뇌손상입니다.

경찰에 긴급 체포된 친모는 가을이가 몰래 과자를 먹어 훈육하다 머리를 다쳤다며 우발적인 범행을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수사 결과, 친모는 새벽 6시부터 자신의 물건에 손을 댄다는 이유로 가을이의 머리를 침대 프레임에 부딪히게 하는 등 폭행을 가했고 이후 오전 11시쯤에는 가을이가 발작까지 일으켰지만 방치했습니다.

가을이는 6개월간 하루 한 끼, 분유만 먹으며 버텨야 했습니다.

사망 반년 전까지만 해도 12kg까지 나갈 정도로 또래 아이들과 다름없이 건강하던 아이가 미라처럼 말라버린 이유입니다.

[(원래)선생님만큼 먹었어요. 밥주걱 한 주걱을 주면 그 또래 애들이 그걸 다 못 먹어요, 그런데 얘는 그걸 한 2번 먹어. 말도 잘하고 똑똑하고 잘 걷고 정말 잘 먹었어요.]

친모는 굶긴 이유에 대해 가을이 탓을 했습니다.

워낙 살이 안 찌는 체질이라며 분유와 영양제를 먹여도 소용이 없었다고 진술한 겁니다.

가을이 친모는 결국 아동학대 살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런데 함께 재판에 넘겨진 부부가 있습니다.

가을이 모녀와 한집에서 함께 살던 부부였는데 이 부부가 저지른 만행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습니다.

이 부부는 가을이 친모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아동 학대를 방조했다는 혐의를 받습니다.

가을이 모녀는 왜 이들 부부와 함께 살았던 걸까.

지난 2020년 8월 가을이 친모는 남편의 가정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집을 나와 지인이었던 A 씨 부부에 의지했습니다.

친절하기만 하던 부부는 동거가 시작되자 태도가 돌변했습니다.

가을이 친모에게 돈을 벌어오라며 성매매를 강요했습니다.

6개월간 하루 평균 5회 꼴로 2천400회의 성매매를 강요했고 발생한 수익 1억 2천여만 원을 모조리 차지했습니다.

가을이의 양육수당까지 가로챘습니다.

이 과정에서 친모는 가을이를 화풀이 대상으로 삼아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 씨 부부와의 동거 2년 3개월 만에 결국 가을이가 숨진 겁니다.

대한아동학대 방지협회는 동거인 A 씨를 아동학대 방조가 아닌 아동학대 살해의 공동정범으로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오늘(13일)은 가을이 친모에 대한 결심 공판이 열렸는데,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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