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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리] 공포가 된 빈집

 
"이 집이 무너지면 여기도 무너지는 거예요. 불안해요."
"어떻게 헐어줬으면 좋겠어. 우리 아들 죽을 뻔했어. 지나갈 때마다 무너질까 봐 무서워."

인천 미추홀구의 한 주택가. 겉으론 평범한 주택가지만 한 블록 안으로 들어가면 원래의 형태조차 알 수 없는 빈집들이 즐비하다. 오랫동안 방치된 집들이 무너져, 콘크리트 잔해와 무단 투기된 쓰레기들로 '도심 속 폐허'가 되어버린 것이다. 지붕이 골목 쪽으로 내려앉아 통행을 불편하게 하는 것은 예삿일.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위태로운 빈집은 붙어있는 인근 주택까지 무너뜨릴 위험이 있어 주민들은 밤잠을 설치는 날이 다반사라 말했다.

빈집은 인구 감소와 인구 유출의 산물이다. 전국의 빈집이 불과 10년 사이 두 배 가까이 늘어 151만 호를 넘어섰는데, 이 가운데 미분양이나 이사 같은 일시적인 빈집을 빼고도 1년 이상 비어있는 집이 38만 호에 육박한다. 남아있는 사람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마을 흉물' 빈집. 빈집 현안에 지자체가 머리를 맞대도 해결이 쉽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가 5년 전만 해도 빈집 거리였거든요. 빈집 재생 사업은 주민들의 주도성이 되게 중요해요."
"우리가 직접 해볼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했어요."

지가가 높아 개별 주택 정비가 쉽지 않은 수도권과 달리 지방은 빈집이 새로운 자산이 되기도 한다. 강원도 정선 고한읍. 탄광이 문 닫으며 사람들이 떠나자 빈집이 늘면서 잿빛으로 변했던 마을이 지금은 알록달록하다. 골칫거리 빈집들을 개조해 게스트하우스, 음식점, 카페 등으로 운영하는 이곳은 주민들의 주도로 만들어진 이른바 '누워있는 마을 호텔'이다. 주민들 스스로 자신의 집을 단장하면서 시작됐는데, 해마다 40만 명이 찾는 관광지가 되었다.

빈집 정비보다 빠르게 늘어나는 빈집 발생 속도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보다 먼저 빈집을 겪은 영국이나 일본처럼 '빈집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빈집이라는 큰 숙제, 우리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이번 주 <뉴스토리>에서는 빈집 대책의 실효성을 따져보고 빈집 재생 사례를 통해 대안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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