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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서 4번 넘는 심폐소생술…응급실 찾다가 끝내 숨져

<앵커>

지난 3월 대구에서 크게 다친 10대 학생이 두 시간 동안 응급실 8곳을 돌다 결국 숨졌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큰 병원이 많은 서울 한복판에서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응급 의료체계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김민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19가 도착했을 때 50대 남성이 쓰러져있습니다.

[당시 구급대 출동 상황(119 제공) : 여기가 아파요. (여기가 아파요?)]

구급차에 옮기자마자 환자의 심장이 멈춥니다.

[저희 차지(전기충전) 할게요. (비키세요. 전기충격합니다.)]

심폐소생술 후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하고, 구급대는 무작정 가까운 대학 병원으로 향합니다.

[당시 구급대 출동 상황 (119 제공) : 아직 병원 선정 안 됐죠? (그냥 '모든 환자 불가'라고 안 떠 있는 병원으로 가주세요.) ○○병원 갈게요. 가면서 딴 데 되면 딴 데 가요.]

잠시 의식을 찾았던 환자의 심장이 다시 멈췄고 구급대는 또 심폐소생술을 진행합니다.

이런 상황인데도 구급대 한 명은 전화기를 붙들고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당시 구급대 출동 상황(119 제공) : 저희가 계속 알아보고 병원 앞까지 갔는데 거절당해서 그래요. 한 번만 확인이라도 해주세요.]

50대 남성은 구급차 안에서 4번 이상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10km 떨어진 병원에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2021년 기준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는 7,634건.

구급차 안에서 뺑뺑이만 돌다 비극으로 끝나는 경우는 통계에 잡히지도 않습니다.

서울 기준 응급 병상은 1,200여 개로, 인구대비 병상 수가 OECD 평균의 세 배인데도 늘 부족한 건 바로 경증 환자가 넘쳐나기 때문입니다.

119가 출동해 응급실로 이송한 환자 가운데 심정지, 뇌졸중 등 4대 중증 질환은 10%에 불과한 현실.

응급실을 되살리는 첫걸음은 응급실을 중증 응급 환자의 자리로 되돌리는 것입니다.

(영상취재 : 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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