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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동해사업에 보증금…자금난에 전세사기 벌였나

<앵커>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대규모 전세 사기를 벌인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건축업자 남 모 씨가, 피해자들의 전세 보증금을 다른 사업에 쓴 걸로 확인됐습니다. SBS가 거래 내역을 입수해 들여다봤더니, 피해자들의 돈 수십억 원이 동해 망상지구 개발과 관련된 회사에 흘러간 걸로 취재됐습니다.

김덕현 기자입니다.

<기자>

SBS가 입수한 건축업자 남 모 씨의 지난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8월 사이 개인 계좌 거래 내역입니다.

1년 4개월 동안 130여 차례에 걸쳐 많게는 한 번에 1억 원까지 모두 20억여 원이 출금됐습니다.

피해자들의 전세 보증금인 이 돈은 남 씨가 동해 망상지구 개발 사업을 위해 세운 특수목적법인 동해이씨티 등으로 보내졌습니다.

송금이 이뤄진 시점은 동해 개발 사업에서 자금난이 시작된 직후입니다.

경찰 조사 결과 남 씨는 지난 2021년 3월부터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던 걸로 나타났는데 지난해 8월 결국 사업 부지가 경매로 넘어가면서 남 씨의 구상은 사실상 좌초됐습니다.

때문에 동해 사업의 구명줄이 필요했던 남 씨가 전세 사기 시작부터 보증금을 노린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경찰 관계자도 "남 씨가 자금 경색으로 보증금 반환이 어려운 상태가 됐는데도 피해자들과 전세 계약을 맺으면서 이들을 속였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이런 정황을 토대로 지난 2021년 초까지 남 씨 일당의 전세 사기 범위를 넓혀 피해 금액을 430억 원으로 확장했습니다.

한편 경찰이 범죄단체조직죄를 추가 적용하기로 하면서 남 씨 자산에 대한 국가의 몰수 추징이 가능해졌지만 지금까지 수사에서는 남 씨 명의의 남아 있는 자산은 사실상 없는 걸로 파악됐습니다.

(영상취재 : 양지훈, 영상편집 : 이소영, CG : 장성범·엄소민·조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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