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 연안에 버려진 해양 쓰레기의 3분의 2는 버려진 그물입니다. 문제는 그물에 물고기들이 걸려 죽으면서 생기는 피해가 일 년에 4천억 원 정도 되는데, 당장 그걸 막을 뾰족한 대책이 없단 겁니다.
KNN 조진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제주 먼바다에서 조업 중인 선박들이 무언가를 건져 냅니다.
올라온 건 물고기가 아닌 버려진 폐그물입니다.
그물 안에는 죽은 물고기부터 각종 쓰레기가 가득하고 악취까지 진동합니다.
이렇게 3박 4일 동안 건진 쓰레기만 50톤 규모.
양이 너무 많다 보니 차량으로 옮겨 싣는 데만 30분 넘게 걸렸습니다.
[손성철/해양쓰레기 수거 선장 : 다 썩어 버렸죠. 쓰레기로 다 덮여 있고, 바다가 황폐화하고, 고기는 밑에서 숨을 못 쉬고 다 걸려서 죽고 그러죠.]
수거된 폐그물 대부분은 길게 늘어뜨려 고기를 잡는 어구인 유자망입니다.
국내와 중국 정도에서만 쓰는 방식인데, 수리비용보다 중국산 새 제품이 더 싸다 보니 바다에서 쉽게 버리는 겁니다.
문제는 이렇게 버려진 그물에 물고기가 걸려 죽는 이른바 유령어업 현상입니다.
연간 어획량의 10%가 줄고, 4천억 원 수준의 수산업 피해가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임정훈/대형기선저인망수협 조합장 : 찢어지면 보수하는 금액보다 새것 사는 게 싸거든요. 잘라내서 나머지는 바다에 버리는 거죠.]
국내 바다에 버려진 폐어구는 국내 해상 쓰레기의 75%인 연간 3만 8천 톤 규모.
올해 1월부터는 자신의 그물을 표시하는 어구실명제도 도입했지만 쉽게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해수부는 올해 안에 어구별 해양쓰레기 양을 파악하고, 관련 대책을 수립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전재현 K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