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아파트 전세금도 '빨간불'…'역전세' 4만 5천 건

<앵커>

부동산 경기 악화로 최근 아파트 전셋값이 떨어지면서, 계약했을 때보다 전세 보증금이 더 낮아지는 '역전세'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저희가 분석한 결과, 최근 수도권에서 발생한 역전세로 추정되는 거래만 4만 5천 건에 달했습니다.

안상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 김포의 660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

지난주 전용면적 59㎡짜리 급매물이 3억 4천만 원에 팔렸습니다.

그런데 전세 보증금이 3억 5천만 원이나 딸려 있는 탓에 오히려 집주인이 1천만 원을 내줬습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 : 3억 5천만 원에 전세가 들어가 있는데 안 팔리니까 본인 돈을 내주면서 3억 4천만 원에 더 싸게 급매로 내놓은 거예요. 저희도 처음이에요.]

지난 2020년부터 치솟기 시작한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고점을 찍은 뒤 지난해 말부터 2년 전 가격을 밑돌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새로 계약을 할 때는 집주인이 차액만큼 세입자에게 돈을 돌려줘야 하는 '역전세'가 발생하는데, 전셋값 하락폭이 큰 수도권에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과 함께 국토교통부의 실거래 자료를 토대로 2년 전 최고가보다 더 낮은 가격에 이뤄진 신규 전세 계약들을 분석해 봤습니다.

그 결과 수도권에서만 지난해 말부터 지난달까지 4만 5천 건에 달하는 '역전세 추정 거래'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돌려준 역전세액도 분석해 봤더니, 서울은 평균 1억 7천만 원, 경기와 인천은 각각 1억 원을 돌려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만일 집주인이 이 돈을 돌려줄 능력이 없다면, 이젠 아파트에서도 보증금 미반환 사고로 이어지는 겁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아파트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 금액은 2천253억 원으로 집계돼, 이미 지난해 전체 사고 금액의 85%에 달했습니다.

문제는 앞으로입니다.

올해 말까지 집값과 전셋값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집값과 전셋값의 차이가 적었던 '갭투자' 매물들에서 보증금 미반환 사고 위험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김진유/한국주택학회장 : '갭투자'를 통해서 매입을 했던 사람 입장에선 일단은 시세 차익도 안 생기고 그다음 전세 세입자를 구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된 거죠.]

빌라발 불안이 아파트로 번지는 걸 막기 위해 고위험 다주택자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합니다.

(영상편집 : 최은진, VJ : 박현우)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