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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장난하면 타 죽을 것"…한미회담 앞두고 거칠어진 중

<앵커>

중국이 타이완 문제로 불장난을 하면 타 죽을 거라고 아주 강경하게 말했습니다. 대놓고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윤석열 대통령 인터뷰를 겨냥한 경고로 보이죠. 한중 관계가 빠르게 냉각되고 있습니다.

베이징 김지성 특파원 리포트 보고 오겠습니다.

<기자>

상하이에서 열린 포럼의 연설자로 나선 친강 중국 외교부장은 연설 말미에 작심한 듯 타이완 문제를 꺼냈습니다.

최근 '중국이 무력으로 타이완 해협 현상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려 한다'는 괴담을 자주 듣는다며 논리가 황당하고 결과는 위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른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한 뒤, 타이완 문제로 불장난을 하면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친강/중국 외교부장 : 타이완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 핵심입니다. 우리는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타이완 문제로 불장난을 하는 자는 반드시 스스로 불에 타 죽을 것입니다.]

한국과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언급 시점과 내용으로 볼 때 윤 대통령의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타이완 해협 긴장 상황에 대해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이라며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정부를 거들고 나섰습니다.

환구시보는 윤 대통령이 미국 방문을 앞두고 한 일련의 발언은 미국에 대한 '투항장', 즉 항복 문서를 보는 것 같다고 했고,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에 아첨하기 위해 한·중 관계를 희생해선 안 된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우리 외교부가 어제(20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해 중국의 대응에 항의한 것을 놓고도 중국은 우리 측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하는 등 한·중 간 대립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정용화, CG : 김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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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베이징 김지성 특파원 연결됐습니다. 중국 반응이 예상보다 날카롭습니다. 이렇게 발끈하는 이유가 있겠죠?

<기자>

앞서 친강 외교부장의 발언에서도 언급됐지만 중국에겐 타이완 문제가 핵심 이익 중 핵심이라는 입장입니다.

사실 타이완 문제를 처음 공개 거론했던 한국 정상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었는데요.

이때는 "타이완 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가 중요하다"고 언급해, 중국과 타이완, 미국 등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라고 해석할 여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윤 대통령의 '힘에 의한 현상 변경 반대' 발언은 명백히 중국의 무력 통일 시도에 반대한다는 메시지여서 중국이 받아들이는 강도에서 차이가 나는 겁니다.

<앵커>

다음 주에 한·미 정상회담이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중국이 더 예민하게 나온다, 이런 분석도 있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다음 주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타이완 문제를 비롯해 반도체 공급망 문제까지,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의제들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국이 너무 미국 쪽으로 옮겨가지 못하게, 또 탈중국 기조가 확산하지 못하게 미리 견제구를 날린 것이란 해석도 있습니다.

[문일현/중국 정법대 교수 : 한국의 이런 태도에 중국이 유약하게 대응할 경우 다른 나라들도 한국을 따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시범 케이스 차원에서 강경하게 대응하는 의도도 있어 보입니다.]

<앵커>

이런 긴장 상태는 우리 경제에 나쁜 뉴스입니다. 현지에서는 어떻게 전망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오늘 이곳의 관심사 중 하나는 우리 외교부의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초치에 맞서 중국이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를 초치하느냐였습니다.

이럴 경우 두 나라 관계가 2017년 사드 사태처럼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는데, 중국은 정 대사를 초치하지는 않았습니다.

한국은 여전히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 한·미 정상회담 결과 등을 좀 더 지켜본 뒤 중국이 향후 대응 수위를 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정성훈, CG : 이종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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