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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다발 산불에 '뿔뿔이'…전용 헬기 단 48대뿐

<앵커> 

이번 산불처럼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불이 크게 번질 때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게 바로 소방 헬기입니다. 불줄기를 빠르게 잡아 초반 기세를 꺾을수록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건데, 이번에는 그마저도 쉽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는지 김민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매섭게 솟구치는 불길과 희뿌연 연기 사이를 뚫고 헬기 한 대가 나타납니다.

산림청 소속 초대형 헬기로, 한 번에 8천 리터의 물과 소화 약제를 뿌릴 수 있습니다.

주불을 잡는 '골든 타임'인 낮시간, 헬기의 진화 기여도는 무려 70%.

험한 산악지형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필수입니다.

올해 첫 '산불 3단계'가 내려진 경남 합천 산불을 22시간 만에 잡을 수 있었던 이유도 35대의 헬기가 한 번에 집중투입됐기 때문입니다.

충남 홍성을 필두로 한 이번 산불은 달랐습니다.

사흘 동안 전국 53곳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동시 다발로 터지면서 산림청 소속 48대를 비롯해 군과 소방 등 모두 90대의 헬기가 큰 불이 난 전국 7곳에 분산 투입됐습니다.

한 곳 당 헬기 투입 대수가 적어진 건데, 그만큼 물 투하 횟수도 줄어들고, 물을 뜨러 간 사이 강풍이 불면 불씨가 되살아나거나 확산할 위험도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산불 발생이 잦아지고 있지만, 산불 전용 대형, 초대형 헬기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큰 산불 때 동원되는 군용이나 임차 헬기에 비해 물 적재량이 최대 다섯 배나 되는 전용 헬기는 전국에 48대밖에 없습니다.

특히, 8천 리터짜리 초대형은 7대에 불과합니다.

[김만수/산림청 산불방지과장 : 산불 전문 헬기가 아닌 경우에는 물탱크 용량이나 조종사의 물 투하 숙련도가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야간 산불진화 장비를 갖춘 수리온 헬기도 있지만, 해당 지역에서 사전 시험비행을 하는 등의 조건을 갖추지 못해 올해는 투입되지 못했습니다.

(영상편집 : 최혜란, CG : 이종정·이준호, 헬기조종 : 민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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