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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지하철 유실물…쓰레기를 슬쩍, 얌체 승객에 골치

<앵커>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고 지하철 이용이 다시 늘면서 지하철 유실물센터에도 많은 물건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아예 마음먹고 버린 듯한 물건도 적지 않습니다.

노동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전철 1호선 광운대역 전동차 안입니다.

한 승객이 좌석 위 선반을 가리킵니다.

[예, 가방이요. 예.]

누군가 가방을 두고 내린 것입니다.

[기관사 : 이쪽에 유실물 하나 있습니다. 직원 좀 보내주세요.]

가방을 열어보니 랩탑과 태블릿 PC 같은 고가 물품이 나옵니다.

소유자를 확인 못 한 채 경찰 유실물 사이트에 등재했습니다.

[역무원 : '로스트 112'라고 유실물 등록하는 사이트가 있는데요. 거기 접수해서 내역을 뽑아놓고….]

거리두기가 풀리고 지하철과 KTX 이용객이 많아지면서 지난해 유실물은 1년 전에 비해 많게는 141%까지 늘었습니다.

100만 원 넘는 현금이 든 가방을 놓고 내리는가 하면, 최근 4호선 미아역에서는 누군가 두고 간 여행 가방을 폭발물로 여긴 승객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습니다.

[장세민/충무로역 유실물센터장 : 지갑, 휴대전화, 가방 순으로 습득되고 있습니다. 저희가 최대 6개월 보관을 하다가 사회적 기업으로 기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버릴 물건들, 즉 쓰레기를 슬쩍 놓고 가는 얌체 승객이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지하철 미화원 : 선물 세트 같은 거, 속에 내용물 다 빼놓고 겉에 것만 놓고 가는 경우도 있고. 음식물 쓰레기 같은 거 그냥 종이가방에 넣고 이런 데 밑에다 쓱 놓고 가고.]

실제로 열차 안팎에서는 집에서 갖고 나와 버린 것이 뻔한 폐기물이 날마다 쏟아지고 있습니다.

[지하철 미화원 : 가정에서 버릴 거를 여기 와서 갖다가 버린 거잖아요. 75ℓ 종량제 봉투 이거 하나 더 나올 때도 있어요. 오늘도 이거 하나 지금 또 채우고 있으니까.]

지하철 유실물센터에는 몇 달째 찾아가지 않는, 사실상 버려진 물건이 한가득입니다.

다 쓴 소화기와 돗자리는 물론 마네킹, 넝마에 가까운 옷까지, 오지 않는 주인을 기다립니다.

[장세민/충무로역 유실물센터장 : 사소한 물건이라고 생각하셔서 안 오실 수도 있긴 한데, 저희는 다 보관하고 있으니까 제발 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정된 장소가 아닌 곳에 생활폐기물을 버릴 경우 100만 원 이하 과태료 대상이 됩니다.

열차 안팎에 CCTV를 늘리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나 하나쯤이야 하는 아쉬운 시민의식의 개선이 우선입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이홍명, VJ : 김형진, CG : 안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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