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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비위 은폐 · 축소' 충북희망원장, 징역 2년 법정 구속

<앵커>

아동학대와 성범죄 등으로 얼룩져 시설 폐쇄와 설립 허가 취소 처분을 받은 충북 청주의 아동양육시설 원장과 교사에 대한 재판이 열렸습니다. 4년 전부터 CJB가 연속 보도했던 비위 혐의가 재판에서 다수 확인됐는데, 핵심 인물이었던 원장은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습니다.

박언 기자입니다.

<기자>

원생 간 성폭력과 아동학대로 물의를 빚어 충청북도로부터 지난 2020년 5월, 법인 설립 허가가 취소된 충북희망원.

수년 동안 원내에서 온갖 비위가 발생했지만 원장은 항상 숨기기 급급했고, 문제를 제기하는 원생에게는 술을 권하며 회유하는 일을 일삼았습니다.

[당시 원생 : 저희가 당시 고등학생이었고. 술 마시면서 너희 말 안 하면 이거 해줄게. 원생 간에 성폭행 있었을 때도 경찰에 신고 안 하고 녹음 파일 지우면 뭐 해주겠다고 했었어요.]

아동 학대와 횡령 등의 문제를 일으킨 원장과 원생들의 피해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던 일부 교사들에 대한 1심 재판이 열렸습니다.

재판부는 원장 40살 A 씨에게 징역 2년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습니다.

또 교사 2명에게는 징역형 집행 유예, 1명에 대해서는 선고 유예 판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A 씨가 성관련 비위를 은폐·축소하고, 관련 증빙자료의 조작을 지시한 점, 잘못된 운영으로 시설이 폐쇄되고 원생들이 흩어져 다른 시설로 전원 되는 고통을 겪게 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가상화폐를 채굴하는 공간으로 활용한 정황도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충북희망원의 실체를 폭로했던 한 직원에 대해서는 증거 부족으로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비리를 알린 이후 시설 아동에게 성적 학대를 한 혐의로 기소됐던 직원은 "이 또한 원장 A 씨의 사주였다"며 3년 동안 가졌던 마음고생에 눈물을 보였습니다.

[충북희망원 전 직원 : 충북에 있는 모든 아동양육시설의 본보기가 되어서, 아동 학대가 있어서는 안 된다, 또 성폭력이 있어서는 안 된다. 즉각적으로 보고하고 신고하는 이런 계기로 삼아야 되고, 신고자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한편 충북희망원이 제기한 설립 허가와 시설 폐쇄 처분 취소 행정소송이 최종 패소하면서, 60년 역사의 충북희망원은 비위로 얼룩진 채 사라지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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