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리 인상과 거래 절벽 속에 주택 매매와 전셋값이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셋값이 10% 떨어지면, 4만 4천 가구 정도가 전세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기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보도에 남정민 기자입니다.
<기자>
주택 전세 가격은 지난 6월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하락폭을 키우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활용해 전셋값 급락 상황을 가정해 봤습니다.
전세보증금이 10% 떨어지면, 집주인 85.1%는 보증금 하락분을 마련하는 데 문제가 없었지만, 11.2%는 빚을 내야만 가능했습니다.
나머지 3.7%, 약 4만 4천 가구는 금융자산을 처분하고, 빚을 내도 전세보증금 하락분을 마련하기 어려운 걸로 나타났습니다.
만약 전셋값이 40%까지 떨어지게 되면 12만 9천 가구가 전세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게 됩니다.
집값도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보유한 주택 가격이 올 6월과 비교해 20% 더 떨어지면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대출자 100명 가운데 5명은 집을 팔아도 빚을 갚지 못할 걸로 예측했습니다.
[이종렬/한국은행 부총재보 :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조정될 경우엔 아무래도 차주들의 부실함이 발생할 수 있고 관련 부동산 금융을 제공해준 금융기관들도 건전성이 악화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한은은 다만 지금까지 10% 정도 집값이 하락한 건 금융기관이나 가계가 감당할 수 있는 '조정' 수준이라며, 급격한 집값 하락을 막기 위해 정부와 긴밀히 협조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