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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극복하고 싶어요" 은둔의 방에서 열린 무대로

<앵커>

마음에 입은 상처로, 건강 문제로, 오랫동안 방 안에서 나오지 않던 청년들이 용기를 내 연극 무대에 섰습니다.

같은 은둔 청년들이 세상으로 나올 수 있게 돕고 싶다는데 백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공연 시작이 3시간 남은 무대.

[감당할 수 없는 슬픔과 끝없는 고독과…아….]

대사는 안 외워지고,

[(영상 소리가 없습니다!) 소리가 아예 없어요? ]

준비한 영상까지 말썽입니다.

아무리 봐도 프로는 아닌 이들이 힘겹게 준비하는 무대는 가정과 학교에서의 폭력, 우울증 등으로 수년 동안 움츠러들었던 자신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럼 이대로 굶어 죽을 거야? 엄마가 언제까지 너 먹여 살려야해? 사지 멀쩡한 애가.]

[사람들이 날 어떻게 쳐다보는지 알아? 경멸해. 그리고 지금 내 나이에 나를 누가 써줘? 지금까지 계속 쉬었는데.]

[그렇다고 이렇게 살 거냐고, 그거 다 네 피해망상이야.]

[김이진/4년 은둔 생활: 중학교 시절에 아버지가 식물인간이 되시면서 그런 가정 사정을 제 본인 탓으로 돌리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시선이 무서워지고….]

우리 사회 은둔·고립 청년은 33만 8천여 명으로 추정됩니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당사자들이 받는 시선은 대체로 조롱 섞인 힐난.

[허송세월 보내고 있는 애들 왜 도와줘, 잘하고 있는 애들 도와줘야 나라가 발전이 되지.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초롱/8년 은둔 생활 : 저도 제가 도움을 받아도 되는 걸까? 아직도 잘 모르겠기는 해요. 근데 은둔 고수(또래상담) 활동을 하면서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봤더니 제때 적절한 지원이 닿았으면 이렇게까지 되진 않았을 텐데.]

아직 관련 법도 없고 정책도 부족하지만 '은둔형 외톨이' 당사자들이 모여 시작한 작은 변화입니다.

후원 단체들과 함께 정기 무료 공연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양현철, 영상편집 : 임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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