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낙농가와 유제품업계가 원유가격을 리터당 49원까지 인상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우유 뿐 아니라 우유가 들어간 빵, 커피까지 줄줄이 값이 오를 걸로 예상되는데, 국산 우유의 경쟁력이 떨어질 거란 우려도 나옵니다.
정준호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대형마트.
소비자들이 꼼꼼히 가격표를 살피면서 우유를 고릅니다.
[박춘옥/서울 강서구 : 지금 가격을 보고 다른 것, 좀 더 싼 것을 집을까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
지금도 부담스러운데 우윳값은 더 오릅니다.
원유 가격 인상분 52원이 반영되면 흰 우유는 1리터 기준으로 지금 2,700원 정도에서 3천 원을 넘을 걸로 보입니다.
[유제품업체 관계자 : 원윳값에 또 이제 그동안 축적돼 있는 원부자재 값, 종잇값이라든가. 소비자 가격, 제품 가격을 올리는 건 이제 시간 문제일 것 같습니다. 저희도 바로 검토에 들어갔고….]
치즈, 생크림 등 유제품뿐 아니라 우유가 들어가는 빵과 아이스크림의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우윳값이 오르다 보니 대체 상품으로 눈길을 돌리는 소비자도 생겨났습니다.
실제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멸균우유' 수입량은 최근 5년간 6배나 늘었습니다.
[우혜주/서울 강서구 : 수입 멸균우유가 거의 반값 정도로 굉장히 싸길래 한번 구매를 해볼까 합니다.]
아직 멸균우유의 시장 점유율은 미미하지만, 4년 뒤 무관세가 적용되고 다양한 제품들이 수입되면 국산 우유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정부와 낙농가는 유제품 수요에 따라 원유 가격 인상 폭을 제한하는 장치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고물가 부담을 덜기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