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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신발 앞에 주저앉은 어머니

<앵커>

참사 현장에 있던 유실물들은 지금도 용산구 체육관에 700점 넘게 남아 있습니다. 센터 운영 기간도 연장됐는데요. 오늘(4일) 이곳에 아들의 유품을 찾으러 온 한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박세원 기자입니다.

<기자>

두 손을 꼭 잡고 바닥에 놓인 신발들을 유심히 보던 모녀.

아들이 신고 다니던 흰색 운동화를 찾은 어머니는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습니다.

[이정옥/유가족 : (이거야 엄마) 딱 보니 맞네. 내 아들뿐이 아니라, 이게…. 내 아들아,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

참사 당일 밤 뉴스를 보다 이태원에 간다던 아들이 생각나 전화를 걸었던 어머니.

계속 전화가 연결되지 않자 이태원으로 달려갔지만, 아들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사망, 부상자가 가장 많이 이송된 순천향대병원에서도 생사 확인이 안 됐습니다.

[이정옥/유가족 : 못 본다고 해서 집에 돌아갈 수도 없잖아. 사망자 145명, 하고 뜨는 거야 속보가. 뜨는 순간 우리 아들이 죽었구나 (싶어서) 목 놓아서 한참을 울었어.]

실종 신고를 한 한남동 주민센터에서 뜬눈으로 날을 지새웠는데, 오후에 찾아온 경찰관은 경기도 일산의 한 병원 영안실에 아들이 있다고 했습니다.

아들이 왜 일산까지 갔는지 설명해주는 사람도 없었고, 여기저기 수소문해 가족들이 모두 사는 서울의 병원으로 아들을 겨우 옮겼습니다.

[이정옥/유가족 : 우리는 지금 한시가 슬퍼서 애통해 터져 미치겠는데 가고 뭐 데리고 오고 이게 뭐하는 짓거리냐고. 우리 아들이 무슨 잘못을 했어. 그러면 애들이 어딘들 못 가냐고.]

유족 요청으로 유품을 찾으러 온 경찰관, 참사 당일 잃어버린 물건을 찾으러 온 생존자도 유실물 센터를 방문했습니다.

센터는 애초 모레까지 운영할 예정이었는데, 주인에게 돌아가지 못한 물품이 700여 점이나 남아 일주일 연장 운영됩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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