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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징후 명백…용산구청장, 단톡방엔 "인파 모여 걱정"

<앵커>

용산구청장이 이태원 사고가 나기 직전 용산 지역구 의원인 권영세 장관이 있는 한 단체 대화방에 인파가 모여서 걱정된다는 글을 올렸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면서도 용산구청장은 별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았습니다. 용산구청 홈페이지에는 구청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박찬범 기자입니다.

<기자>

이태원 참사 현장과 인접한 용산구청 지하주차장입니다.

지난달 29일 전체 112 신고 내용을 보면, 참사 발생 1시간 반 전부터 이곳에서 차량이 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112 신고가 빗발칩니다.

"차를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 "1시간째 못 나가고 있다".

지하 5층 규모의 용산구청 청사 주차장은 이태원 참사 현장으로부터 약 800m 정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태원 일대 혼잡으로 지하주차장에 있던 차들이 아예 나오지도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112 상황실 경찰이 용산구청에 문의하라며 당직실 번호로 안내한 기록도 여러 건이 있습니다.

용산구청 측이 평소와 다른 이상 징후를 충분히 알 수 있었던 상황입니다.

하지만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이런 상황을 보고받지 못했는지 별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참사 현장과 150m 정도 떨어진 이태원역 퀴논거리를 저녁 8시부터 10시 사이 두 차례나 둘러본 뒤에도 사적인 SNS 단체 대화방에 "인파가 모여 걱정된다"는 메시지만 남겼습니다.

해당 대화방에는 용산 지역구 국회의원인 권영세 통일부 장관과 용산 구의원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퀴논거리 인근 주민 : 올해는 더 시끄러워 말도 못해. (참사 당일 밤) 10시 한 15분 되니까 막 '잉잉' 소리가 나고 어디 불나서 소방차가 오나 그렇게 생각했지.]

박 구청장은 이후 이태원 퀴논거리 근처인 자택에 귀가했다가, 밤 10시 51분쯤 사고 소식을 듣고 8분 뒤 현장에 도착해 뒤늦게 안전조치를 지시했습니다.

용산구청 홈페이지에는 구청장 사퇴를 촉구하는 게시글이 140건 넘게 올라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박 구청장은 공식 외부 일정을 잡지 않고 취재에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김성일, 영상편집 : 하성원, CG : 최재영·김홍식·김정은,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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