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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했던 112 신고자들의 증언…"경찰 오지 않았다"

<앵커>

위급할 때 112에 신고하면 경찰이 출동해서 도와준다는 우리 사회의 약속이 지난 주말 이태원에서는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참사 직전, 경찰에 신고한 뒤 그 현장을 계속 지켜봤던 사람들에게 그날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김민준 기자입니다.

<기자>

이태원 참사가 벌어지기 직전, 문제의 골목길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시민들은 즉시 112에 신고를 해 급박한 상황을 경찰에 알렸습니다.

[신고자 A : 저는 (골목에서) 이제 가까스로 빠져나왔는데, 112로 전화를 해서 내가 '빨리 통제해달라, 사고 날 것 같으니까 빨리 통제를 해달라'.]

112신고 이후에도 인명피해를 우려해 간신히 몸을 피한 채 기다렸지만, 경찰은 아무도 오지 않았고, 상황은 계속 악화됐습니다.

[신고자 B : 급박한 상황은 거의 해밀톤호텔 뒷부분 골목에서 일어났는데 그쪽에서는 아예 경찰이 한 분도 보이질 않았죠. 거기서 큰길까지 빠져나오는 거는 한 시간 반 정도 걸렸거든요. 그때 동안 경찰의 진입이나 통제나 이런 거는 아예 없었어요.]

SBS가 입수한 지난 29일 저녁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경찰에 접수된 전체 112신고 내역을 보면, 참사 발생 직후인 밤 10시 20분부터 신고 건수가 급증하면서 신고 내용은 더 심각해졌습니다.

'다친 사람도 있는 것 같다', '숨을 쉬지 못하겠다', '골목길에 사람들이 깔려 있다'며 절박한 구조 요청들이 이어진 겁니다.

[신고자 B : 죽을 것 같다고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고 그 끼어 있는 상황에서 군데군데에서 넘어지는 사고가 되게 많이 발생했거든요. 숨이 잘 안 쉬어진다. 되게 숨쉬기 벅차 보인다. 이렇게 보이는 사람들도 있어가지고.]

윤희근 경찰청장이 경찰 가용 인력을 다 동원하라고 지시한 30일 새벽 0시 19분까지 접수된 참사 관련 112신고는 모두 118건.

현장에서 이 모든 상황을 두 눈으로 지켜본 신고자들은 경찰의 대응은 안타까움을 넘어 어이가 없었다고 했습니다.

[신고자 A : 00시에 투입된 거는 많이 늦은 거고 그전에 빨리 투입을 해서 사람이 다치기 전에 출동을 했어야… 이미 다 사람이 숨진 상태에서 출동해 봐야 막말로 사망자를 꺼내는 것밖에 없는 거거든요, 솔직히.]

(영상편집 : 윤태호, CG : 이종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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