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히잡 시위대' 수감 교도소에서 의심스러운 화재

<앵커>

지난달 이란에서 20대 여성이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사흘 만에 숨졌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이란 전역에서는 여성 인권과 자유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시작됐고, 그 뒤로 한 달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자, 이란 당국은 최고 지도자까지 나서서 이번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하고 강경 진압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시위에 참가했던 사람들이 많이 수감돼 있는 한 교도소에서 불이 나 8명이 숨지고 60명 넘게 다쳤습니다.

이 화재가 사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안상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이란 수도 테헤란 북부에 위치한 에빈교도소.

총성에 이어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습니다.

수감자 수가 1만 5천 명이 넘는 이곳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은 그제(15일)밤 9시 반쯤.

수감자 8명이 숨졌고 60여 명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란 당국은 수감자 간 다툼으로 불이 난 것일 뿐이며 교도소 내 혼란은 모두 통제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란 국영방송 기자 : 수감자들은 모두 잠들었거나 휴식 중입니다. 이곳 교도소 상황은 어떠한 혼란도 없고 문제도 없습니다.]

하지만 에빈교도소는 정치범과 반체제 인사가 주로 수감되는 곳으로 반인권적 처우로 악명이 높습니다.

특히 히잡 의문사 반정부 시위 도중 체포된 수백 명도 구금돼 있었습니다.

때문에 외국 인권단체들은 이란 당국이 밝힌 사건 경위를 신뢰할 수 없다며 수감자들의 신변이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반정부 시위도 더욱 격화하고 있습니다.

[하메네이에게 죽음을! 하메네이에게 죽음을!]

반정부 시위를 벌이다 이란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최근 한 달간 숨진 사람은 200명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시위는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어 이란 정국은 대혼란 상태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