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복구 아직인데…반지하 · 전통시장 대비 상황은?

<앵커>

지난달 수도권에 쏟아진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었던 지역들에서는 태풍으로 또 다시 비상입니다.

피해 복구도, 태풍 대비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곳이 적지 않은데, 김보미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사정 없이 퍼붓던 집중호우에 속수무책으로 잠겼던 서울 신람동 다세대주택가.

특히 인명, 재산 피해가 컸던 반지하 곳곳은 인기척 없이 텅 비어 있었습니다.

집중호우 피해에 태풍까지 예보되자 복구를 포기하고 어디론가 떠난 것입니다.

[이금실/서울 신림동 : 다 냉장고가 둥둥 떠서 다 버리고 (갔어요.) (몇 명이 살고 있었어요?) 남자들 2명.]

반지하를 떠날 수조차 없는 사람들은 걱정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양지환/서울 신림동 :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저녁에 잠도 못 자고. (하실 수 있는 게, 이사 갈 여력도 안 되시는 거잖아요?) 이사 가고 싶은데 한두 집도 아니고, 우리가 보증금 달라 이사 가겠다 하면….]

손을 써볼 엄두조차 나지 않는 상황, 망연자실 그 자체입니다.

[이금실/서울 신림동 : 어떻게 할 수 없어. (지금으로서는 어떻게 조치할 수 없는 건가요?) 응 어떻게 할 수가 없지.]

지난달 폭우 때 허리까지 물이 차올랐던 악몽이 아직 생생한데,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가재도구를 반지하 밖으로 꺼내놓은 것이 전부입니다.

[양지환/서울 신림동 : 걱정되죠. 물건 꺼내놨잖아 물에 잠길까봐. (어디요?) 저거 다 새 물건들이에요. 다 내놨잖아요. (아 이것들요.)]

수마가 할퀴고 간 전통시장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강해복/남성사계시장 상인 : 지자체에서는 전혀 대비를 하지 않았고요. 이게 물이 잘 빠져 나갈 수 있게끔 배수시설 정화를 해준다든지. 처음에는 저희는 복구해서 일어서지만 두 번째는 힘들 거 같아요.]

하천 옆에 위태롭게 서 있는 집들.

집을 받치는 토사 절반이 무너져 벽에 금까지 갔지만, 약해진 지반을 비닐로 고정해놓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우지애/경기 광주시 : 수해 입은 주민이 죄인처럼 시청에 들어가서 사정사정해서 한 번 나와서 (작업) 했는데, 너무 엉망으로 한 거예요. 광주시청에서 빨리 이걸 해줘야 하는데… 또 태풍 올까봐 잠도 못 자고.]

침수 피해를 키운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 도심 빗물받이 상황도 불안합니다.

한 달 전 물에 잠겼던 강남역 일대인데요, 보시면 물이 빠져나가야 할 빗물받이에 이렇게 장판이 덮여 있거나 또 반대편을 봐도 이렇게 안을 보면 담배꽁초가 수두룩하게 쌓여 있는 상태입니다.

코앞까지 다가온 '힌남노'의 영향권에 놓인 폭우 피해 지역 시민들, 불안한 마음으로 오늘(5일) 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VJ : 이준영·노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