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술에 취해 택시 기사를 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이 1심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이 전 차관은 운전자 폭행 사실을 빼고는 혐의를 모두 부인해왔지만, 법원은 증거인멸교사 등 이 전 차관의 혐의 모두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한소희 기자입니다.
<기자>
2020년 12월, 술에 취한 자신을 깨우는 택시 기사를 폭행하고,
[이용구/전 법무부 차관 : XXX…. 너 뭐야? (어어! 다 찍혀요. 택시기사예요. 신고할 거예요.)]
합의 과정에서 폭행 영상을 삭제해달라며 1천만 원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용구 전 법무차관.
1심 재판부가 이 전 차관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이용구/전 법무부 차관 : (선고결과에 대해 한 말씀 부탁합니다.) 변호사님들과 상의하겠습니다.]
이 전 차관은 택시 기사를 폭행한 점을 인정하면서도 당시 술에 취해 심신미약 상태였고 택시기사에게 건넨 1천만 원은 폭행 영상을 지워달라는 목적으로 준 게 아니라 합의금이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해왔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목적지 도착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잠시 멈춘 택시 안에서 술에 취해 운전자를 폭행한 것은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형사처벌을 면하거나 감면받기 위해 증거인멸을 교사해 형사사법 절차에 위험성을 일으켜 죄질이 더욱 불량하다며 공소사실 모두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피해 기사 휴대전화에 저장된 폭행 영상을 확인하고도 "영상을 안 본 걸로 하겠다"며 내사 종결해 특수직무유기로 기소된 서초서 경찰관에 대해서는 법리를 제대로 몰랐고, 상관 중에 이를 바로 잡거나 추가 수사를 지시한 사람도 없었다는 점 등이 고려돼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