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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도 쉬고 싶어요"…몽산포 1년간 출입 통제한다

<앵커>

태안해안국립공원 내 갯벌이 탐방객들의 무분별한 해산물 채취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국립공원공단이 남획 정도가 가장 심한 몽산포 해변 일부에 대해 처음으로 1년간 출입을 통제하는 갯벌 생태휴식제를 도입했습니다.

강진원 기자입니다.

<기자>

울창한 송림과 드넓은 해변의 몽산포.

여름 성수기면 하루 1천여 명이 몰려와 갯벌을 점령합니다.

백합부터 동죽, 꽃게까지 가리지 않고 채취하는데 특히 파이프로 맛조개를 빨아들이는 일명 빠라뽕 등 전문 도구까지 등장합니다.

이쯤 되면 즐거운 체험이 아닌 직업적 성격의 남획 수준, 그래서 몽산포는 해루질의 성지로 불립니다.

조사 결과 몽산포는 1ha에 20명이 찾아 인근 달산포보다 3배 이상 많은 반면 서식하는 조개류는 1㎡에 325개로 달산포의 28%에 그쳤습니다.

[육관수/국립공원공단 과장 : 탐방객들이 일시적으로 과도하게 이용을 하다 보니까 조개 자원을 포함한 해양생물자원이 고갈될 지경입니다.]

현재 몽산포에서 해루질을 하는 사람들은 태안해상국립공원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는 데다 갯벌 곳곳을 마구 밟고 다니면서 공기와 통하는 구멍이 막혀 생태계 자체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갯벌을 보호하기 위해 몽산포 일부 해변에 대해 갯벌생태휴식제가 도입됐습니다.

지난달부터 시작돼 현재 20여 일가량 지났는데요, 앞으로 1년 동안 아무도 이곳에 출입할 수 없게 됩니다.

국립공원 갯벌에 생태 휴식제가 도입된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으로, 적용되는 구역은 길이 500m 폭 300m의 15ha 넓이로 몽산포 전체 해변의 10.3%에 해당하며 허가 없이 들어가면 최대 5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또 갯벌 휴식제에 포함되지 않은 90% 구역은 바구니를 대여해 큰 조개류에 대해 일정량을 채취할 수 있게 했습니다.

주민들은 관광객 감소를 우려하면서도 갯벌을 살리기 위한 조치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김영기/몽산포번영회장 : 너무 많이 와서 (조개류를) 잡으니까 자원이 계속 고갈되는 건 사실이고요. 제한구역 외에서는 얼마든지 체험 가능하니까 그쪽에서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람들로 상처를 입은 갯벌이 생태휴식제를 통해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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