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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다 오르는데 쌀값만 '뚝'…45년 만의 폭락, 왜?

<앵커>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요즘 유독 가격이 떨어지는 품목이 '쌀'입니다.

쌀값이 얼마나 떨어진 건지, 왜 그런지, 정혜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김포에 있는 미곡 처리장입니다.

대형 창고 한쪽이 거대한 쌀 포대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게 얼마나 돼요?]

1톤짜리 쌀 포대가 한 줄에 14개씩, 지난해엔 2단까지 쌓여 있던 게, 올해는 4단까지 올라갔습니다.

재고가 2배 늘었단 뜻입니다.

[신현배/신김포농협 RPC 사업단장 : 작년보다 한 2천 톤 정도가 덜 팔렸습니다. 이게 굉장히 쌀이 안 나가는 지금 형국입니다.]

판매가 줄면서 가격도 떨어졌습니다.

산지 가격 기준으로 쌀값이 지난 1년 새 20%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관련 통계 작성 이후 45년 만의 최대 하락 폭입니다.

20㎏ 한 포대에 5만 5천8백 원 하던 게 지금은 4만 5천2백 원까지 떨어진 겁니다.

소매가는 더 떨어졌습니다.

가정용 10㎏ 쌀 한 포대는 1년 전보다 36%나 내려갔습니다.

올해 쌀 가격이 폭락한 건, 우선 지난해 풍년 영향이 큽니다.

생산량이 10% 넘게 증가하면서 재고도 덩달아 늘어나, 올해 4월 기준으로 전국 95만 9천 톤, 1년 전보다 56.9%나 증가했습니다.

올해도 작황이 좋은 편이고 이른 추석 영향으로 햅쌀이 조기에 출하되면 작년치 쌀값은 더 떨어질 걸로 보입니다.

[박한울/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문연구원 : 5월 중순 기준 모 생육 상황이 평년 대비 좋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서 금년에도 생산량이 줄어들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근본적으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쌀을 점점 덜 먹는다는 겁니다.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는 지난해 56.9㎏으로, 20년 전보다 40% 가까이 줄었습니다.

한 사람이 하루에 쌀 156g을 먹는 셈인데, 즉석밥 1개보다도 적습니다.

쌀 생산 증가와 소비 감소가 맞물려 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걸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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