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윤 대통령 "노사가 자율적으로 문제 해결"…장기화 우려

<앵커>

가뜩이나 힘든 요즘, 산업 현장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해법을 찾아야 할텐데, 여전히 정부는 적극적으로 나설 뜻을 내비치지 않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노사 문제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했고, 주무부처 장관들도 비슷한 입장을 내놨습니다.

그 배경이 뭘지, 한상우 기자 리포트 먼저 보시고, 이야기 더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아침 출근길에 노동계에 적대적인 정책을 펼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은 윤석열 대통령은 곧바로 이렇게 답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 노사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는 법과 원칙, 그다음에 중립성 이런 거를 가져야만, 노사가 자율적으로 자기들의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그 역량이 축적돼 나간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현재 진행 중인 상황에 적극적으로 개입을 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힌 건데, 그 직후, 주무부처 장관들도 같은 입장을 반복했습니다.

[이정식/고용노동부 장관 : 노사 갈등은 자율원칙을 토대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하되….]

[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 : 당사자 간에 원만히 조정할 수 있도록 우리 국토부는 지원 역할을 하는 것이고요. 저희가 교섭 당사자는 아닙니다.]

이정식, 원희룡

정부의 이런 입장은 최근 자동차 업계를 시작으로 다른 대형 노조들도 잇따라 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됩니다.

정부가 화물연대와 협의를 하는 선례를 남길 경우에, 다른 노조들도 잇따라 더 강한 요구를 할 거라는 우려가 있다는 겁니다.

그런 차원에서 화물차 운전자들은 노동자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 : 화물연대는 자기 차를 가지고 자기의 영업의 결과로 운임을 받는 자영업자들입니다.]

따라서 법적으로 파업이 아니라는 점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이정식/고용노동부 장관 : 화물연대 운송거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 정책적 사항이 주된 쟁점이어서 통상의 노사관계와는 다르지만….]

하지만 산업계 피해가 크게 번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어떤 표현을 쓰든 간에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희진/공인노무사 : 사회 서비스에 대한 거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풀어야지 사회적인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건데, 단기적으로라도 완만하게 연착륙할 수 있는 지점들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거죠.]

(영상취재 : 주 범, 영상편집 : 정성훈)

---

<앵커>

방금 리포트 전해드린 한상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정부 입장은?

[한상우 기자 : 대통령 발언에 이어서 방금 전 보신 장관들의 발언이 이어지던 시간이 오전 10시쯤입니다. 딱 그 시간에 화물연대랑 국토부가 만났는데요. 정부는 운송 거부 그만하고 복귀해라, 이렇게 얘기를 했고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확대 연장 없으면 복귀는 없다, 이렇게 평행선을 달리다가 내일(11일) 아침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2시간 만에 헤어졌습니다.]

Q. 주무부처는?

[한상우 기자 : 그렇습니다. 지금 이번 화물연대 파업이 사실상 윤석열 정부 들어서 첫 파업입니다. 그런데 앞으로 예정된 파업들 보면, 이제 다음 달에 자동차 업계 파업도 예고돼 있거든요. 그런데 이 자동차 업계 파업을 또 뜯어보면 지금 전기차가 잘 팔리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기존 내연 기관 차량의 부품 업체들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부품 업체들 어렵고 노동자들 어려운 거, 정부가 뭔가 개선해달라, 이렇게 요구를 하겠다는 건데 여기에 대해서 정부가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게 정부가 개입할 일인가 이런 입장을 갖고 있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화물연대 파업에도 정부가 개입을 하면, 그런 선례를 남기면 앞으로 향후 노동계와의 협상에 의해서 어떤 입장을 갖게 될지 그런 부분에 우려가 있는 겁니다.]

Q. 화물연대 반응?

[한상우 기자 : 그렇습니다. 오늘 국토부랑 만나고 나서도 강한 성명이나 추가적인 행동이 나오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그런 부분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취재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

Q. 이번 파업의 특징?

[한상우 기자 : 제가 취재를 해보면 이번 화물연대 파업은 기존 노동계 파업하고는 조금 다른 면이 있습니다. 정치적 이슈나 노동계 노동 환경 전반적인 큰 변화를 요구하는 게 아니고, 초점이 '안전운임제' 딱 이 한 부분에 맞춰 있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에 있어서 대화를 하자. 왜냐하면 아직 폐지까지는 6개월이 남아 있거든요. 그래서 그전에 대화를 해서 뭔가 협상을 하자, 이게 바로 파업의 근본적인 원인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파업보다는 좀 덜 강경한 입장일 수밖에 없는 건데요. 그런데 또 이게 반대로 보면 대화하자, 이거 쉬운 것 같지 않습니까? 그런데 쉽지 않은 게 화주들 입장에서 보면 안전운임제 6개월 지나면 자연적으로 없어지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대화 장에 앉는 것 자체가 연장, 확대를 염두에 둔 것이기 때문에 화주들 입장에서는 또 대화 테이블에 앉기는 쉽지 않은 상황인 건 맞습니다.]

Q. "타협이 필요"

[한상우 기자 : 그렇습니다. 이번 파업, 특징 중 하나가 봉쇄가 없다는 겁니다. 우리 기존의 택배 노조 파업에서 보면 비조합원들 일 못하게 조합원들이 파업하면서 막았지 않았습니까? 이번에 그런거 거의 없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대화에 집중하겠다, 이런 부분이기 때문에 물론 이제 화주들을 앉히는 부분이 어렵지만, 그래서 정부의 역할도 정부의 역할이지만 지금 정치권에서 서로 이번 일 전 정권 탓이다, 현 정권 탓이다 이렇게 탓할 게 아니고 산업계 전반 피해 막기 위해서 법 바꾸는 건 우리 국회다, 국회랑 얘기하자, 좀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윤태호)

▶ [단독] 화물연대 파업에, 대형 건설사 공사마저 멈췄다
▶ 줄어든 시멘트 운송…레미콘 · 건설업계 연쇄 타격 '비상'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