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통 보이스피싱은 피해자를 속여 현금을 마련하게 한 뒤에 직접 만나 가로채는 식이 많았는데, 최근 새로운 수법이 등장했습니다.
금 거래소를 통하는 방법이라는데, 손기준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3월, 20대 직장인 A 씨는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자신을 검사라고 밝힌 남성은 A 씨 통장 계좌번호를 부르면서 "이 계좌가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도용당했다"고 말했습니다.
놀란 A 씨가 어떻게 해야 할지 묻자,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계좌에 있는 돈을 검찰이 관리하는 안전한 계좌로 옮겨 놓으라며 계좌번호를 알려줬습니다.
A 씨는 해당 계좌로 4천200여만 원을 송금했습니다.
그런데, 돈을 보낸 계좌는 경기 남양주의 한 금 거래소 계좌였습니다.
앞서 이들은 해당 거래소에 전화해 금 시세를 묻고 "A 씨 이름으로 돈이 입금될 테니 금을 준비해달라"고 말했습니다.
돈이 입금되자 운반책이 A 씨 대리인인 것처럼 행동하면서 금 거래소에서 금괴를 챙겼습니다.
그리고는 다른 금은방에서 팔아 현금화했습니다.
보이스피싱은 피해자를 직접 만나 돈을 챙기는 '대면 편취' 방식이 일반적이었는데, 피해자가 금 거래소 계좌로 돈을 입금하게 한 뒤 금괴를 가져가는 새로운 수법이 등장한 겁니다.
이 일당에게 당한 보이스피싱 피해자만 A 씨를 포함해 현재까지 5명.
피해 금액은 5억 원이 넘습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조직의 운반책으로 활동한 59살 임 모 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또, 수도권에서 같은 사건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