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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국 출생 탈북 자녀' 외면 "사각지대"

<앵커>

탈북한 어머니와 함께 우리나라에 왔는데도 북한 이탈주민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중국이나 라오스 같은 제3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탈북민을 위한 각종 지원도 못 받고 있는데, 법의 사각지대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먼저 김민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주청룡 군은 지난 2005년 중국 산둥성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가 북한에서 나와 머물던 중국에서 아이를 가져 낳은 것입니다.

가짜 신분증으로 중국에서 불안하게 살다 11살이 돼서야 한국에 올 수 있었습니다.

[주청룡(가명)/제3국 출생 탈북 자녀 : 가짜 신분증을 불법적으로 사가지고… 특히 경찰(중국 공안)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면 일단 숨어서 가야 해요. 그게 되게 힘들었던 것 같아요.]

중국 칭다오에서 태어난 21살 근채 씨는 탈북한 어머니와 4년 전 한국에 들어왔지만, 아직 우리말이 서툽니다.

[구근채(가명)/제3국 출생 탈북 자녀 : 한국 단어, 너무 어려운 단어가 많아서… 유리랑 요리가 헷갈려요.]

이런 제3국 출생 탈북 자녀들은 북한이탈주민지원법에 따른 지원을 받지 못합니다.

현행법이 지원 대상을 '북한에서 태어나 탈출한 사람'이라고 명시해놨기 때문에, 탈북해서 한국으로 오기까지 그 사이 다른 나라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입니다.

[김태훈/탈북 청소년 보육시설 대표 : 도와주는 공식 기관은 없습니다. 법적인 근거가 없으니까…. 민간에서 운영하는 곳들, 특히 종교계에서 많이 비보호 청소년들을 도와주고 있죠.]

그러다 보니 대다수는 북한에서 태어난 탈북 청소년과 다른 삶을 살아갑니다.

생활고에 시달리거나 한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홍연(가명)/제3국 출생 탈북 자녀 : 쉬는 시간에 친구들이 다 모여서 얘기하고 있는데요. 저만 옆에 가만히 앉아 있었어요.]

[임겸채/탈북민 대안학교 교사 : 직장생활하기도 좀 힘들어하죠. 자기 정서가 조절이 안 되는데, 회사에 나가서 남과의 사회성을 갖기 어렵죠.]

(영상취재 : 정경문·조창현, 영상편집 : 박지인, VJ : 김종갑)

▶ 탈북자 자녀 절반에도 각종 지원 '소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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