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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악플' 피해 속출…처벌할 법도 마땅치 않다

<앵커>

악성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던 유명 배구 선수와 인터넷 방송인이 며칠 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런 온라인 상의 악성비방, 괴롭힘을 막기 위해 관련 대책이 이어져왔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처벌할 법도 마땅치 않습니다. 

신정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버티기 힘들다. 이제 그만해 달라."

지난주 스스로 세상을 등진 김인혁 프로배구 선수를 괴롭혔던 건 악성 댓글, 이른바 '악플'이었습니다.

김 선수가 직접 공개한 악플은 경기력과 무관한 억측과 인신공격이었습니다.

최근 한 인터넷 방송인이 온라인 괴롭힘으로 우울증을 앓다 숨진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인터넷 방송인 A 씨 : 그냥 나 괴롭히고 싶어서 너희들이 누명 씌운 거잖아.]

악플을 막겠다며 국내 포털사이트의 연예·스포츠 기사 댓글 창은 사라졌지만, 악플러들의 공격은 더욱 교묘해졌습니다.

자신들의 SNS 계정으로 유명인에게 직접 악성 메시지를 보내는 겁니다.

[연예 기획사 관계자 : 특정 사건이나 이슈 때만 악성 메시지가 오는 게 아니고요. 그냥 일상적으로 '안티팬'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수시로, 매일 보내는, 시시각각 보내고요.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아요. 정신적으로. 모든 세상이 날 욕하는 것 같은.]

이런 SNS 계정들은 대부분 외국에 서버를 둬 가해자 추적부터 난관에 부딪힙니다.

또 개인끼리 메시지를 주고받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퍼질 수 있어야 피해를 인정받는 명예훼손이나 모욕죄 적용이 어렵습니다.

악플러들은 이런 사실을 알고 악용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괴롭힘을 근절하겠다는 법안들은 계속 발의되고 있지만, 미디어 환경에 맞춰 변형되고 있는 인터넷 괴롭힘에 대응하기엔 역부족입니다.

[최진응/국회 입법조사관 : 법적으로 따지면 한 개인이 반복적으로 보내야 (처벌)되는 거니 피해 구제에 사실은 법리가 따라가지 못하는….]

인터넷 괴롭힘이 한 개인을 죽음으로 내몰 수 있다는 문제의 심각성에 맞게, 촘촘한 처벌 근거 마련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전민규)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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