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시위 사상자 급증…러시아 개입에 서방 '경계'

<앵커>

카자흐스탄의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면서 사상자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러시아 공수부대를 비롯해 주변국들이 카자흐스탄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한 가운데, 이번 사태가 러시아와 서방 간의 갈등으로 번질 조짐도 보이고 있습니다.

안상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반정부 시위로 시 청사 건물은 새까맣게 불에 탔고 대통령 관저도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지난 2일 시작된 반정부 시위는 카자흐스탄 전역에서 엿새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국은 진압 과정에서 무장 시위대 26명을 사살하고 18명이 부상했다고 밝혔지만, 숨진 시위대가 수십 명에 이르고 부상자도 1천 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러시아가 주도하는 안보협의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의 평화유지군 2천500명과 러시아 공수부대까지 어젯(6일)밤 카자흐스탄에 투입된 가운데,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오늘 TV 연설에서 진압 대원과 군대에게 시위대를 향해 경고 없이 발포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이번 시위는 가스값 폭등에서 촉발됐지만,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 세력의 장기 독재와 코로나19 등으로 악화한 경제난에 누적된 불만이 폭발했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당국이 시위대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외국 군대까지 불러들이면서 상황은 갈수록 악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국 거주 카자흐스탄인 : 우리 국민이 원하는 건 우리 정부와 논의하는 겁니다. 그런데 정부는 대화를 거부하고 외국의 군대를 요구했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 국제사회는 러시아가 적극 개입하는 의도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어 우크라이나에 이어 러시아와 서방 간 또 다른 갈등으로 확산할 조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