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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 등에 소변…"피해자 몰랐어도 강제추행"

<앵커>

강제추행죄는 성적 자기 결정권이 침해됐다는 게 인정돼야 합니다. 그렇다면 한 남성이 길에서 마주친 여성에게 몰래  등 뒤에서 소변을 본 경우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 강제추행일까요? 강제추행죄가 아니라는 하급심 판결을 대법원이 뒤집었습니다.

자세한 내용, 홍영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30대 김 모 씨는 동료와 말다툼으로 화가 난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길가에 서 있는 여고생을 발견했습니다.

화풀이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김 씨는 차에서 내려 여고생을 따라갔고 한 아파트 놀이터에 도착합니다.

이곳에서 김 씨는 통화를 하는 여고생 뒤에서 등을 향해 소변을 보고 달아났습니다.

당시 두꺼운 옷을 입고 있어 범행을 눈치채지 못했던 피해자는 집에 돌아온 뒤 옷과 머리카락에서 냄새가 나는 걸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검찰은 김 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겼지만 1, 2심 재판부는 모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피해자가 혐오감을 느꼈을 뿐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당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김 씨의 행위를 강제추행으로 볼 수 있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재판을 다시 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남선미/대법원 공보연구관 :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피해자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는 추행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어….]

대법원은 피해 당시 피해 사실을 몰랐더라도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를 했다면 추행 행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추행을 판단할 때 피해자의 의사와 성별, 나이와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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