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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개발이라 헐값에 팔았는데"…뿔난 원주민들

<앵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면서 그곳에 원래 살던 사람들은 요즘 더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공공개발이라는 이유로 성남시에 토지를 강제수용 당했는데, 알고 봤더니 민간 사업자들이 자신들 땅으로 막대한 수익금을 거두어 갔다는 것입니다.

박찬범 기자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도로가 비포장 상태인 성남 대장동의 한 마을입니다.

대장동 택지

화천대유 특혜 의혹이 불거진 대장동 도시개발구역과 불과 3km 떨어져 있습니다.

대장동 대부분이 5년 전만 해도 이처럼 논밭이었습니다.

[이진원/대장동 원주민 : 다 전답이었고요. 오래된 집들, 몇몇 빌라 그 정도였고….]

2000년대 후반부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원주민에게 땅을 사려는 부동산업자들이 몰려왔는데 성남시가 지난 2014년, 이들을 대신해서 공공개발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원주민들의 토지는 성남시에 강제수용됐고, 3.3㎡당 평균 280만 원 정도를 보상받았습니다.

[이진원/대장동 원주민 : 개발을 반대하셨어요. 고향 사라지는 게 싫어서. 그런데도 불구하고 공공개발이라는 이름 하에….]

토지를 성남시에 싸게 내준 대가로 개발된 택지를 살 권리도 받았습니다.

문제는 그사이 대장동 땅값이 치솟았다는 것입니다.

보상금 대비 5배 정도 오른 토지 분양가를 감당 못 해 고향을 떠난 사람도 많습니다.

[이진원/대장동 원주민 : 토지 보상받으신 분들이 대부분 60~70대 어르신들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법률적인 내용이나 이런 걸 전혀 모르시고요.]

개발 지역에서 제외된 토지는 쓸모없는 땅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진원/대장동 원주민 : 개발이 되면서 맹지가 됐고요. 농사도 못 짓는 땅이 돼버렸습니다. 지금 농기구가 들어갈 수 없습니다.]

나랏일이라고 농사를 포기하고 땅을 내줬던 마을 어르신들은 민간 사업자 배만 부르게 해줬다는 사실에 할 말을 잃었다고 합니다.

[임채관/공공주택지구전국연대대책협의회장 : 원주민들한테 상당한 헐값에 보상되고 특정한 개인과 민간 기업들한테 수천억 원의 부당이득을 준다는 것이 모순점입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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