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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 입고 여자화장실 갔다 붙잡혀"…성소수자 어쩌나

<앵커>

치마를 입고 가발을 쓴 남성이 여자화장실에 들어갔다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범죄 혐의는 밝혀지지 않았는데 이 남성은 평소에도 여성 차림으로 다녀서 남자화장실을 갈 수 없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이처럼 성소수자들은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는 것이 힘들다고 하는데, 해결 방안은 없는지 정반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얼마 전 경기 고양시 한 상가에서 화장실을 이용하려던 여성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습니다.

치마를 입고 화장실에 들어간 사람이 아무래도 남자 같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출동한 경찰은 상가 내부를 수색해 인상착의가 일치하는 사람을 검거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30대 A 씨는 치마를 입고 가발을 쓴 채 여자화장실에 출입했습니다.

성범죄를 의심한 경찰이 휴대전화와 화장실 등을 확인했는데, 특별한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A 씨는 평소 여성 복장을 입고 다닌다고 털어놨고, 그의 주변인들도 같은 진술을 했습니다.

A 씨는 여성 차림으로 남자화장실을 이용할 수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는 외모나 성적 정체성 등의 문제로, 남녀화장실 어디에도 쉽게 드나들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김지학/한국다양성연구소 소장 : 여성화장실을 사용하자니 남자 같이 생겼다고 신고를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고. 남자화장실을 사용하자니 여자처럼 생겼다고 성추행을 하거나 실제로 성폭행까지도. 외부에 나오면 물도 잘 마시지 못하고….]

최근 법원은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자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한 행위가 성적 정체성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고 판결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미국 등에서 일찌감치 도입한 성중립 화장실이 대안으로 꼽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민주노총은 최근 공공운수노조 건물 3개 층에 혼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성중립화장실을 설치했습니다.

[정다정/공공운수노조 총무차장 : 모두를 위한 화장실은 기존의 성별 분리된 화장실에서 배제되는 사람 없이 만들어진 화장실입니다. 안전에 대한 위협 없고 불편함 없이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에서는 도입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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