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환경부 블랙리스트'로 극단적 선택…업무상 재해"

<앵커>

이번 정부 들어 원하는 사람을 기관장에 임명하기 위해 환경부에서 조직적인 채용 비리가 있었다는 게,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입니다. 이 일로 스트레스를 받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공무원에 대해 업무상 재해가 인정됐습니다.

원종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환경부 산하기관인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단장으로 재직하던 A 씨는 지난 2018년 본부장 공모에 지원했습니다.

최종 후보 3인에 올랐지만 이후 상황은 기대와 달리 진행됐습니다.

돌연 기술원이 처음부터 다시 공모를 진행하겠다고 하더니 조직 내에서 본부장으로 임명하자는 건의까지 받았던 A 씨에게 좌천성 인사가 있을 거라는 통보가 왔습니다.

이런 상황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던 A 씨는 '환경부 20년, 기술원 13년을 일했지만 자괴감과 모멸감이 든다'는 유서를 남기고 그해 12월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유족들은 A 씨의 사망이 부당한 업무 처리로 빚어진 일이라며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요구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이 거부했고 결국 소송을 냈습니다.

그러던 이듬해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이 터졌고 수사와 재판 결과 숨진 A 씨와 경쟁하던 B 씨를 본부장에 임명하기 위해 환경부 장관이 부정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서울행정법원은 A 씨의 극단적 선택은 공정하지 않은 인사 절차로 인한 스트레스 등이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며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환경부 블랙리스트건으로 기소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은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상태입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