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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땅에 남은 강제징용 흔적인데"…철거 위기, 왜?

<앵커>

최근 유네스코가 군함도의 강제 노동 역사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본을 규탄하는 결정문을 채택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컸는데, 정작 우리 땅에 남아있는 일본 강제 동원의 역사적 흔적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SBS 소셜미디어 '비디오머그'가 그 이유를 살펴봤습니다.

<기자> 

인천 부평구에 있는 캠프마켓이라는 이름의 주한미군 기지.

일본 강제동원 흔적

76년 전만 해도 일본의 무기 공장, 인천 일본육군조병창이 있던 곳을 올해 93, 지영례 할머니가 마주합니다.

[지영례/조병창 강제동원 피해자 : 아휴, 오래간만에 여기 온다.]

직장이 있으면 일본군 위안부에 끌려가지 않는다는 소문에 조병창 병원 서무과에서 떠밀리듯 일을 시작한 할머니.

일본 강제동원 흔적

조병창에서는 아찔한 사고들이 잇따랐다고 말합니다.

[지영례/조병창 강제동원 피해자 : 기계에 이러면 거기 옷이 딸려 들어가 팔은 팔대로 따로 오고 사람은 사람대로 따로 오는 경우가 많아요. 아휴, 그땐 그.. 거기 일하는 애들이, 젊은 애들인데…]

일본이 식민지에 설치한 유일한 무기 공장으로 일제 강제동원의 생생한 현장으로 평가받지만,

[이상의/인천대 교수 (한국 근대사 전공) : 강제동원이 행해지고 거기에서 아동노동이 행해지고 산업재해가 만연했던 것을 보여주는 아주 상징적인 장소입니다.]

지난 6월 인천시 시민참여위원회에서 철거를 권고하는 등 위기를 맞았습니다.

조병창에서 공원을 하나 건너면 재료 공급을 맡았던 미쓰비시 제강 노동자들의 줄사택이 나옵니다.

강제 징용 소송에서 노동자들에 대한 배상 판결이 확정된 바로 그 미쓰비시의 흔적이지만, 철거 위기인 것은 마찬가집니다.

일본 강제동원 흔적

[정혜경/강제동원평화연구회 대표 : 미쓰비시 줄사택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나온 건데 너무 아까워서 조금이라도, 벽면이라도 하나 보존하자고 해서 벽체를 떼온 거고요.]

철거가 추진된 이유는 환경오염과 건물 안전, 그리고 지역 개발입니다.

하지만, 안전하게 보존하면서 오염도 정화하고 주민 복지도 증진할 수 있다는 반론이 이어집니다.
 
[이연경/인천대 연구교수 (건축학 전공) : 그 장소를 그 모양 그대로 유지해서 집을 재현하자는 것이 아니라 앞에 공공 도서관 있으니까 북카페 같은 걸로 활용할 수도 있을 거고.]

결국 조병창 병원과 남은 줄사택 건물을 보존하기 위한 논의가 최근 다시 시작됐지만, 어디까지 어떤 방식으로 보존하고, 또 어떻게 활용할지 결정되기까지는 험로가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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