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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한다며 여중사 불러선 "술 안 따르면 3년 재수 없다"

<앵커>

부대 상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해군의 한 부사관이 어제(12일)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불과 몇 달 전,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을 계기로 성범죄를 뿌리 뽑겠다고 했던 군에서 비슷한 일이 또다시 일어난 겁니다. 이번에도 2차 가해뿐 아니라 군의 사건 처리 방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오늘 첫 소식, 박찬범 기자입니다.

<기자>

해군 B 중사 부모님은 딸을 잃은 엄청난 충격에 나설 힘마저 잃었다고 합니다.

대신 취재진과 만난 가족은 행여 진실이 묻힐까 두렵다고 했습니다.

[B 중사 삼촌 : 억울하게 죽은 거를 풀어줘야지. 수사를 해달라는 것뿐이지.]

B 중사는 지난 5월 말 한 식당에서 같은 부대 상사 C 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했습니다.

주임 상사에게 당일 피해 사실을 알렸는데, 2차 가해가 빠르게 시작됐다고 털어놨다고 합니다.

C 상사는 성추행 사과를 핑계로 불러내 오히려 술 시중을 강요했습니다.

이를 거부하자 "술 안 따르면 3년간 재수가 없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고 가족에게 털어놨습니다.

[B 중사 오빠 : 어찌 됐든 강제적으로 술 한잔 따르라 이런 말이에요.]

C 상사는 인사고과를 들먹이며 직접적인 협박까지 했다고 합니다.

[B 중사 오빠 : (C 상사가) 여동생을 또 협박을 했다는 거예요. 기무사(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 누구 알고 누구 아는데, 너 고과점수 보자 나중에….]

일부러 일을 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B 중사를 압박했다는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B 중사 오빠 : 2차 가해를 가한 것이죠, 업무적으로. 동생이 참다가 참다가 안 되니까 와서 신고를 하고….]

참다못한 B 중사는 지난 7일, 성추행 피해 사실을 부대장에 정식으로 신고했습니다.

이후 다른 부대로 옮긴 지 사흘 만에 관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B 중사 오빠 : 힘들어 보인다 싶으면, 불러다 놓고 왜 안 좋은 일 있냐고 얘기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라도 했는지 (궁금해요.)]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최진화, CG : 장성범·박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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