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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기 17년째 '고장, 접근금지'…"이럴 거면 왜 만들었어"

10년 넘게 고장 방치된 승강기 '수두룩'

<앵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역은 특히 노약자와 장애인을 위해서 승강기가 꼭 필요한 곳이기도 하죠. 그런데 설치된 승강기 중 상당수가 고장 난 채 방치돼 있고, 17년 넘게 멈춰있는 것도 있었습니다.

한소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지하철 3호선 종로3가역으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

출입구에는 '고장, 접근금지'라고 쓰인 종이가 붙어 있습니다.

지하철역 두 개 출구 근처에 승강기는 이곳 한 대뿐입니다.

고장으로 운행이 중단되자 승객 대부분은 이 계단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멈춰선 게 2010년부터 무려 11년째입니다.

[이득만/지하철 이용객 : 불편하죠. 이거 그냥 무용지물로 해놓은 거야. 이거 만들어 놓고 왜 움직이지 않는지.]

여기뿐이 아닙니다.

2호선 건대입구역, 3호선 남부터미널역 엘리베이터도 고장으로 장기간 멈춰 있습니다.

이 시설들은 인근 건물 소유주가 비용을 대 설치한 뒤 서울시에 기부채납한 것들입니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지하철역 접근성이 좋아져 건물 가치가 올라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는 건물까지 통로를 뚫어주는 대신 건물주에게 승강기 유지보수 책임을 맡겼는데, 시간이 많이 흐르면서 건물주들이 계약 내용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관리되는 서울 지하철역 승강기는 모두 96대.

이 중 11대가 고장으로 멈춰 있는데, 3호선 남부터미널역 승강기는 17년 넘게 방치돼 있습니다.

건물주들은 길게는 30년 넘게 승강기를 관리해온 데다, 많게는 수천만 원까지 드는 수리비를 더는 감당할 수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건물 관리소장 : 노비 계약이라고. 그러니까 우리는 할 만큼 했다는 거예요. 지금. 십몇 년간 유지보수해서 더 이상은….]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의원 (광진구을) : 서울시가 민간한테 맡겨놓고 두 손을 다 놓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시민 불편을 빨리 해결하는 거여서 서울교통공사에서 빠르게 먼저 수리하고 나중에 구상권을 청구해서라도….]

서울시는 이른 시일 내 실태조사를 거쳐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건물주들과 협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홍종수, 영상편집 : 전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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