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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향해 쏟아지는 '폭언'…"처벌 규정은 없다"

<앵커>

우리나라의 코로나 방역에서 방역 지침을 잘 따라주는 우리의 국민 의식과 함께 의료진들의 헌신도 절대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코로나보다 일부 환자와 보호자의 폭언이 의료진들을 더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한소희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12월, 한 대학병원 간호사 A 씨는 환자 보호자에게 인격 모독 수준의 욕설을 들었습니다.

주사 자국이 빨갛게 부었다는 이유입니다.

[환자 보호자 : 야 이 00X아 야 또라이. 정신병자 같은 X이 네가 이 나라 서비스업에 있을 자격이 없는 X이야]

비방은 자리에 없던 동료 간호사에게까지 향했습니다.

[간호사 : 어떤 간호사가 와서 세 번 놨다고 하셨어요.]

[환자 보호자 : 넌 기다려봐]

[간호사 : 왜 말씀 못하세요?]

[환자 보호자 : 뚱땡이]

반복되는 환자의 폭언을 견디다 못한 A 씨는 후유증으로 결국, 병원을 그만두게 됐습니다.

[A 씨/피해 간호사 : 그 일 겪고 나서 정신과 치료를 계속해서 지속적으로 받고 있고요. 그분하고 비슷한 뒷모습만 봐도 가슴이 두근거려서 거의 출근도 힘들어지고….]

이런 피해를 겪는 의료진은 A 씨만이 아닙니다.

의료기관 종사자 10명 가운데 7명이 환자의 폭언을 들은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일부 병원에서는 노조가 폭언 피해를 호소하는 의료진에게 사원증 모양의 녹음기까지 나눠주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시우/간호사 출신 변호사 : 한 수년 전부터 (폭언 관련 상담이) 굉장히 좀 많아진 경향이 있습니다. 초범이거나 하면 벌금형 많이 받고….]

의료법은 범죄자가 일반인이 아닌 의료진을 해치면 가중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살인이나 상해에만 해당되고 폭언은 가중 처벌 대상에서 빠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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