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하는 소프라노 임선혜 씨가 뮤지컬 팬텀으로 다시 우리 곁에 돌아왔습니다. 고음악의 디바 그리고 뮤지컬 팬텀의 디바. 소프라노 임선혜 씨 자리 함께합니다.
Q. 코로나로 힘든 시기…관객들에 대한 마음은?
[임선혜/소프라노·뮤지컬 배우 : 사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잠깐이라도 우리 공연에 오셔서 이 코로나 피로를 잊으셨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으로 모두 한마음이 돼서 가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은 위로를 드리려고 무대에 섰다가 저희가 그 위로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아요.]
Q. '팬텀' 초연 때부터 함께해…선택한 이유는?
[임선혜/소프라노·뮤지컬 배우 : 제가 유럽 무대에 데뷔를 하고 당연히 성악가로 소프라노로 그렇게 활동을 하였기 때문에 제 인생에 뮤지컬이 있으리라고 사실 생각을 못했죠. 상상을 못했는데, 너무나 우연한 기회에 2015년이 초연이었으니까 한 두 해 전쯤에 그 작품의 연출가였던 로버트 요한슨 씨께서 저를 발견하고 이 역은 꼭 현역 소프라노가 해줬으면 좋겠는데 당신이 해줬으면 좋겠다, 그래서 제가 이런 다른 장르를 하고 있는데 그게 어떻게 가능하겠습니까? 여쭸더니 뉴욕에 왔을 때 한 2시간만 시간을 달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러면 내가 당신을 설득할 수 있겠다.그래서 너무 기뻤어요. 사실은 이런 제안을 받기도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2시간 동안 어쩌면 제가 속으로 설득을 당하기를 기다렸는지도 모르겠고요.]
Q. 클래식 오페라와 뮤지컬…어떤 점이 다른가?
[임선혜/소프라노·뮤지컬 배우 : 차이가 있는데요. 둘 다 종합 예술인 건 맞죠. 무대에서 볼 수 있는 종합 예술인 건 맞는데, 아무래도 가장 큰 차이점은 확성이 있느냐 없느냐인 것 같아요. 우리 오페라는 마이크를 달지 않고 하거든요. 오페라는 사실 전기도 없었던 시절에 만들어졌던 그런 문화기 때문에 그만큼 오페라 극장을 어떻게 울림이 좋게 지느냐가 관건이었어요. 그래서 오페라는 건축과 아주 단짝이었죠. 그런데 근대 문명인 우리 뮤지컬로 돌아오면 모든 테크놀로지가 동원이 돼서 대중성이 있는 상업 예술로 전환이 되죠. 그래서 그런 테크놀로지가 무대를 극대화시키는 그런 작업을 하니까 뮤지컬의 짝꿍은 테크놀로지가 아닐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Q. '크리스틴 다에' 역할…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임선혜/소프라노·뮤지컬 배우 : 제가 2015년 한국 초연을 맡았고. 이번에는 세 번째로 하고 있는데요. 사실 크리스틴 다에는 파리에 온 시골 처녀로서 저보다는 훨씬 나이가 어린 그런 친구예요.무대에서는 그런 연기를 할 수 있겠지만 제가 이 자리를 비우면 더 실력 있고 또 이쪽 장르에 관심이 많고 뛰어난 그런 후배들이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제 욕심을 접어보려고 합니다.]
Q. 지난해 유럽 무대 데뷔 20주년…소감은?
[임선혜/소프라노·뮤지컬 배우 : 하필이면 데뷔 20년을 맞았을 때 많은 기획과 공연을 계획했었을 때 코로나가 터져 가지고 대부분의 시간을 계획하지 못하는 상태의 시간을 살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어쩌면 그 시간이 제 데뷔 시절과 맞물려서 제가 20년 전에 데뷔를 하게 됐을 때 저도 몰랐고 주위 사람들도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그런 일이 아니었을까 싶어서 오히려 조금 더 초심으로 돌아갔고요. 그때는 이렇게 데뷔를 했지만 언제, 나를 언제까지 사람들이 기억해 줄까, 이 무대에서 얼마나 살아 남을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했었다면 20년이 지나고 나서는 그 20년이 이렇게 지나기까지 제 주위에 계셨던 크리스틴 다에를 오페라 극장으로 인도했었던 것처럼 저를 박탈해 주셨던 선생님들 그리고 지휘자들 많은 음악가들 동료들이 생각나는 그런 한 해였어요.]
Q. '어빈 슐호프 가곡집' 많은 호평 받았는데?
[임선혜/소프라노·뮤지컬 배우 : 제가 유럽에 있지 않고 공연이 계속 취소돼서 한국에 체류가 길어지고 있는데 그런 사이에 이렇게 유럽에서 좋은 평들이 나와주고 이런 것들이 저한테는 너무너무 감사하죠. 저를 잊지 않았다는 증거가 되기도 하고요. 제가 많이 잊혀지고 자료가 없는 그런 고음악을 하면서 잊혀졌던 작품을 재발굴하고 그 작품을 새로 소개하는 작업을 20년 동안 했던 것 같아요. 그러면 어빈 슐호프도 물론 근대 사람이긴 하지만 그런 작곡가의 잊혀졌던 작품을 발굴했더니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또 재조명해 주고 좋게 평가해줘서 저로서는 이렇게 음악가로 살다 간다면 어떤 징표로 남을 수 있는 보람 있는 일이었겠다 이런 생각으로 감사합니다.]
Q. 앞으로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면?
[임선혜/소프라노·뮤지컬 배우 : 저를 비웃으실지도 모르는데요. 사실은 제 꿈이 아마 앵커 님께서 앉으셨던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거였어요. 제 어렸을 때 꿈이 뉴스를 진행하는 아나운서였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그런 진행자였는데 앞으로 언젠가 무대에서 내려와야 될 적에 음악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저한테는 정말 마지막 꿈까지 이루는 그런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