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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부터 줄 섰어요"…차별 비판 잇따라

<앵커>

코로나 검사 명령을 받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지난 주말 검사소는 또 다른 밀집 장소가 됐습니다. 차별을 부추긴다는 비판까지 나오자 서울시는 검사 의무를 권고로 바꿨는데, 경기도는 아직 의무 검사입니다.

신정은 기자가 경기도 한 검사소를 일주일 만에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기자>

지난 주말 코로나19 검사소는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평일에 시간 내기 어려운 노동자들이 주말에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입니다.

일주일이 지난 오늘(20일) 새벽.

혼란을 막기 위해 새벽 5시부터 대기표를 나눠줍니다.

대기표가 없는 임시선별검사소에서는 수백 미터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선별진료소

의자를 챙겨와 자리를 잡고 기다리기도 하고 아예 밤을 꼬박 새운 사람도 있습니다.

[신연화/외국인 노동자 : 지난주도 왔었는데 (코로나 검사) 못 받고.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어서 집에서 (밤) 12시에 일어나서 씻고 나왔죠.]

외국인 노동자를 상대로 의무 검사 명령을 내린 건, 외국인 밀집사업장에서 집단감염이 잇따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업장과 거주 환경이 열악해 집단감염이 발생했는데, 국적을 따지는 건 잘못이란 불만이 터져 나옵니다.

[애론 데이비스/원어민 강사 : 외국인 바로 옆에서 일하는 한국인도 있습니다. 사업장을 확인해야지, 특정 집단을 겨냥해 검사해선 안 됩니다.]

국적을 기준으로 내린 강제 명령은 차별과 혐오를 부추기는 행정 편의주의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최정규/변호사 : 열악한 주거 환경에 대해 지금까지 정부나 지자체가 눈 감았다가 이제 와서 감염 대책을 마련한다는 게 굉장히 뒷북 행정이고….]

게다가 이 행정명령을 어기면 사업주보다 많은 3백만 원의 벌금을 물게 돼 큰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외국인 노동자 : 당연히 타격이 있죠. 하루 벌어 먹고 살고. 다 같은 사람인데 외국인만 (코로나19에) 걸린다는 (보장이) 없잖아요.]

명분도 약하면서 무조건 따르라는 식의 행정명령은 인권침해 우려뿐 아니라 근로기준법 위반 소지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김용우, 영상편집 : 김선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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