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탕' 유혹하는 기획부동산…업체 배만 불린다

<앵커>

3기 신도시 관련 투기 의혹이 계속 나오고 있고, 현재 수사도 진행 중인데 정부는 다음 달 2차 신규 택지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후보지로 거론되는 곳들 상당수가 기획부동산 표적이 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훈경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8년 한 기획부동산 업체가 경기 광명 노온사동 임야를 2억 4천300만 원에 산 뒤 이듬해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지분을 쪼개 팔았습니다.

34명이 땅값으로 낸 돈은 12억 900만 원, 업체는 1년 반 만에 투자금의 4배를 챙겼습니다.

정작 이 땅은 신도시 지구에서 빠져 땅을 산 사람들은 보상도 못 받게 됐습니다.

[광명·시흥 지구 공인중개사 : 사기당한 거죠. 완전 맹지인데 쓸래야 쓸 수도 없고. 땅 주인이 30명씩 되니까 사용하려고 해도 다 차용증 하고 동의서를 받아야 하는데.]

다음 달 2차 신규 택지 발표를 앞두고 이런 기획부동산은 또 활개치고 있습니다.

유력 후보지인 김포 고촌 인근 땅을 사라는 홍보글을 보고 문의했더니 당장 지분 쪼개기 매입을 권유합니다.

[기획부동산 업체 관계자 : 아파트 주변 어떻게 됐습니까? 땅값 가만히 있던가요? 그렇게 변화될 수 있는 땅이거든요. 일부 지분으로 들어가시는 거죠.]

2010년부터 10년간 수도권 개발제한구역 해제지역에서 30명 넘게 지분을 공유한 땅 중 보상을 받은 사례는 단 3건으로 대부분 손해를 보는 수준이었습니다.

상속 증여가 아닌 기획부동산이 의심되는 지분 거래는 지자체 허가를 받도록 하는 법안도 발의됐는데, 더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