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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제보 묵살한 LH…'꼬우면 이직해라' 고발

<앵커>

사람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는 LH 투기 의혹은 시민단체에 들어온 제보를 통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이에 앞서서 지난해 전직 직원의 투기 의혹이 있다면서 꽤 구체적인 내용을 누군가 LH에 제보를 했었는데, 퇴직자라는 이유로 그것이 처리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자세한 내용, 정성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7월 LH에 '개발 토지에 대한 정보를 이용한 부적절 행위'라며 내부 제보가 접수됐습니다.

한 퇴직자가 재직 당시 개발 정보를 미리 파악해 아내나 지인의 아내 명의로 토지를 샀다는 것입니다.

제보자는 충남 서산 땅 한 필지의 등본과 일부 관련자 주소까지 첨부하면서, 현재도 이런 투기가 서울, 인천, 충남 등에서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5년 동안 600건 넘는 내부 제보 중에 유일한 투기 관련 제보였는데, 감사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LH 규정상 현직 직원만 감사·감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부 제보를 묵살했다는 지적에 LH는 해당 퇴직자는 2006년 퇴사했고, 땅도 LH 사업과 무관한 곳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퇴직자의 이름과 관련 토지 지번이 제시됐는데도 사실관계 확인이나 수사 의뢰 같은 대응을 아예 하지도 않은 것은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이강훈 변호사/참여연대 실행위원 : 실제 일벌백계를 하지 않으니까 '이건 처벌 안 되는 건가'보다 또는 '징계가 안 되는 건가' 하고서 자기들끼리 무의식적으로 (실명을) 내놓고 투자하는 상황까지 (온 거죠.)]

문제가 불거지자 LH는 앞으로 퇴직 전 내부 기밀을 활용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고 투기에 연루되면 고소·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내부 제보에는 퇴직자라며 소극적이었던 LH는 최근 익명 게시판에 '투기는 LH의 복지, 부러우면 이직해라' 등의 조롱성 글을 올린 작성자에 대해서는 '퇴직자 짓인 것 같다'며 명예훼손, 모욕 등으로 고발했고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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