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장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34일간 행진한 김진숙 씨는 지난 2011년 부산 한진중공업 조선소에서 309일 동안 크레인 고공농성을 벌였던 인물입니다. 1980년대 여성 용접공으로 일하다 정리해고를 당한 뒤 36년째 복직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노동계 산 증인이기도 합니다.
유덕기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2011년 1월,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의 35m 높이 크레인에서 정리해고에 맞선 점거 농성이 시작됩니다.
1986년 회사로부터 징계 해고된 김진숙 씨는 이렇게 크레인 농성을 309일간 이어갔습니다.
[김진숙/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2011년 6월) : (이 계단을 내려가) 보고 싶단 말도 쉽게 못 했던 사람들을 얼싸안을 수 있다면….]
전국 각지에서 김 씨를 지지하는 3만 5천여 명이 영도조선소로 모여들자 회사도 물러서는 듯 보였습니다.
직원 94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철회했지만, 김 씨만은 예외였습니다.
1980년대 노동운동의 중심인 조선소 현장에서 최초의 여성 용접공이던 김진숙 씨.
어용노조를 비판하다 대공분실에 끌려가 고문을 당했는데, 그 일로 무단결근했다는 이유로 1986년 징계해고를 당했습니다.
2009년 민주화운동 보상심의위가 김 씨의 복직을 권고했지만, 사측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지난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나서서 복직을 촉구하는 특별결의안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김 씨는 일터에 복귀하지 못했습니다.
사측은 복직이 아닌 재입사와 위로금 지급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해고당한 사람에게 회삿돈으로 급여와 퇴직금을 지급하면 법적으로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이유입니다.
[정병욱/변호사 (지난해 12월) : 해고가 되었어도 복직에 합의한 사례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배임죄로 처벌받거나 기소된 전례도 없습니다.]
매각 진행 중인 한진중공업 주채권자인 산업은행은 노사가 결정할 사안이라며 선을 긋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김 씨의 복직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냈지만, 36년째 계속되고 있는 복직 투쟁의 결말은 낙관하기가 어려운 상태입니다.
(영상편집 : 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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