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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앞둔 이주노동자, 비닐하우스에서 자다 사망

<앵커>

경기도의 한 농원에서 일하던 캄보디아 이주 노동자가 한파 속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3주 뒤 4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갈 비행기 표까지 사놓은 상황이어서 안타까움이 더 컸습니다.

정반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포천의 한 농원, 숙소로 쓰는 비닐하우스 농막에서 지난 20일 캄보디아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4년 전 취업비자를 받고 입국해 농원에서 일해오던 30살 A 씨였습니다.

체류 기간이 끝나 다음 달 고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귀국 비행기 표까지 끊어놓고 갑자기 숨진 건데, 코로나19로 장례식을 열 수 없어 유골만 가족 품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비닐하우스에는 A 씨를 포함해 이주노동자 5명이 함께 머물렀는데, A 씨는 사망 당일 혼자 농막에 머물렀습니다.

이주단체는 한파로 인한 동사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김달성 목사/포천이주노동자센터 대표 : 전기가 끊겨서 난방이 안 되는 기숙사에서 지내고 잠을 자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함께 살던 친구들이 말을 하고 있습니다.]

A 씨가 일하던 포천의 농원입니다.

A 씨가 숨질 당시 이곳의 기온은 영하 14도까지 떨어졌는데, 지금도 바닥에는 군데군데 눈이 얼어붙어 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외상이나 지병이 없었고 코로나19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이 나왔습니다.

[최정규/원곡법률사무소 변호사 : 농막을 허가 없이 숙소로 사용한다면 농지법 등에 따라 불법입니다. 위험한 기숙사를 제공한 고용주도 문제지만, 이러한 숙소를 사실상 용인하고 있는 고용노동부와 지방자치단체도 책임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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