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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살려" 외쳤는데…할머니 치고 달아난 만취 운전자

<앵커>

음주 운전자가 몰던 트럭이 후진하면서 길 가던 노인을 두 번이나 치고 갔습니다. 피해자가 처음 트럭에 부딪힌 뒤에 차를 두드리면서 사고를 알렸는데, 다시 후진하면서 넘어져 있던 할머니를 그대로 밟고 가버렸습니다.

정반석 기자입니다.

<기자>

횡단보도를 걷는 두 노인 쪽으로 트럭 한 대가 슬금슬금 후진하더니 두 사람을 쳐 넘어트립니다.

트럭이 넘어진 피해자들 쪽으로 다시 다가오자, 피해자 중 한 명이 급히 트럭을 두드립니다.

잠시 멈췄던 트럭은 이번에는 쓰러진 피해자를 향해 더 빠른 속도로 후진해 피해자를 밟고 현장을 벗어납니다.

[이 모 씨/사고 피해자 : 사람 쳤다고 '사람 살려'라고 서라고 그랬는데 그냥 달려가더라고요. 뺑소니니까 좀 잡아달라고 하니까 다른 차가 막 달려가지고 잡아가지고 왔어요. 사람치고서 그냥 달아나는 게 어디 있느냐 했더니 자긴 몰랐단 거예요.]

트럭 운전자는 이곳에 쓰러진 여성을 밟고 지나갔다가 피해자의 부탁을 받은 다른 차량 운전자가 쫓아오자 그제서야 다시 현장에 돌아왔습니다.

트럭에는 사고 현장 근처에서 일하던 공사 현장 인부 3명이 타고 있었는데, 운전자인 62살 남성 A 씨는 면허 정지 수준의 음주 상태였습니다.

차에 깔린 70대 노인은 갈비뼈와 턱뼈, 척추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고, 동행했던 60대 요양보호사도 경상을 입었습니다.

[김 모 씨/트럭에 깔린 피해자 아들 : 넘어지고 나서 밟고 넘어가는 걸 보고 이건 살인(미수) 아니냐…]

운전자 A 씨는 경찰에서 점심에 막걸리 몇 잔을 마셨고, 사고가 난지 모르고 현장을 벗어났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A 씨를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하고, 뺑소니 혐의도 적용할 예정입니다.

또 동승자들에 대해서도 음주운전 방조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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