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제발 법 만들어달라"…미루더니 "최대한 빨리"

<앵커>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는 아들의 2주기를 국회에서 보냈습니다. 앞으로라도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 사업주 책임을 강화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꼭 제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겁니다.

국회 논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고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젯(9일)밤 국회 본회의.

세월호 참사 조사 기간을 늘리는 특별법이 통과되는 순간, 국회에서 농성 중이던 유가족들은 모처럼 표정이 밝아졌습니다.

[장훈/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 오늘은 꿈에 우리 아들놈이 나오겠죠. 잘했다고.]

같은 시간 국회엔 고 김용균 씨 어머니도 있었습니다.

나흘째 국회에 머물고 있는 어머니는 아들의 2주기 추모식에 가는 대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좀 꼭 만들어달라, 이날도 국회의원들에게 호소했습니다.

[김미숙/고 김용균 씨 어머니 : (노동자가) 날마다 죽어나가고 있는데 이걸 막자고 하는 거잖아요. 이게 훨씬 제가 하고 싶은 일인 거죠.]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오늘 "어머니의 간절한 마음을 한시도 잊지 않겠다"면서 "최대한 이른 시기에 법을 제정하겠다"고 다시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당론 채택이 어렵지 않을 거다", "정기국회 안에 매듭짓겠다"던 그의 말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산업안전은 초당적 문제"라며 입법 기대감을 키운 뒤로, 한 달 가까이 별다른 언급이 없습니다.

두 수장이 사회적 요구에 맞춰 의지를 밝히긴 했지만, 막상 재계의 반발과 양당 내 상당수 의원의 신중론에 부딪힌 겁니다.

그만큼 입법은 더딥니다.

지난 2일 열린 공청회에서도 중대재해를 대폭 줄이려면 책임 있는 사업주 처벌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는 법 제정이 필요하단 주장과, 처벌이 과도하고 법 규정도 모호하니 기존 산업안전보건법 개정만으로 충분하다는 주장이 맞부딪혔습니다.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당내 이견 조율에 시간이 걸릴 걸로 보여, 입법은 일러야 내년 초에나 가능할 거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 영상편집 : 위원양)  

▶ 잘못 떠넘기기 바쁜 '아버지의 죽음'…여전한 눈물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