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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범람' 저수지 85%, '안전 문제없음' 판단 받았다

<앵커>

지난 8일 집중호우로 유실되거나 범람한 전북의 저수지 85%가 비교적 안전하다는 B등급 또는 C등급이었습니다. 예산 부족을 이유로 눈으로만 안전을 점검해왔는데 결국 저수지 붕괴라는 화를 불렀습니다.

하원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순창에 있는 이 저수지는 마치 폭격을 맞은 듯 제방이 잘려 나갔습니다.

제방 아래 논은 돌더미와 토사로 뒤덮였습니다.

[설동번/전북 순창군 금과면 : 골짜기에 있는 물이 제방을 갑자기 순식간에 미는 순간에 터져가지고 아래 저수지까지 터져서 피해를 본 상황이죠.]

이번 집중호우로 순창에서만 이곳 연화제를 비롯해 5곳의 저수지 제방이 무너졌습니다.

그런데 5곳 모두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B등급 저수지였습니다.

올해 집중호우로 제방이 유실되는 등 피해를 입은 저수지는 모두 20곳인데 안전에 문제가 없는 B등급이 8곳, C등급이 9곳으로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지난달 4일에 무너진 익산 동화저수지 역시 B등급 판정을 받은 곳이었습니다.

전문성이 부족한 공무원들이 많게는 수백 개의 저수지를 눈으로만 훑어보고 안전 등급을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내 저수지는 모두 2천 201곳입니다.

이 가운데 담수량 30만 톤 이상 저수지 147곳만 5년에 1번 정밀안전진단이 의무화됐을 뿐, 나머지 2천 54곳은 분기에 1번 눈으로 살펴보는 육안검사가 전부입니다.

[전라북도 관계자 : 저수지 관리 지침이 육안으로 하도록 돼 있다 보니까…. 시군에서는 굳이 예산을 들여서(검사 장비를 동원해서) 솔선수범으로 안 하려고 하겠죠.]

도내 저수지 10곳 중 9곳은 지은 지 50년이 넘은 노후 저수지이지만 보수 예산은 1년에 135억 원, 한 곳당 750만 원에 불과합니다.

집중호우에 취약한 저수지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소규모 저수지까지 정밀 안전진단을 의무화하고 전문성이 높은 농어촌공사에 위탁해 저수지 관리를 일원화하는 등 체계적인 관리 대책을 서둘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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